[쿠킹] 오픈 2년 만에 미쉐린 별 받은 비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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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식사를 위해서 몇 달을 기다려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한 식당을 예약하기 위해 800통이 넘는 전화를 걸고, 10개월이 넘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누구보다 먹고 마시는 것에 진심인 푸드 콘텐트 에디터 김성현의 〈Find 다이닝〉을 시작합니다. 혀끝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다이닝을 찾는(Find), 그가 추천하는 괜찮은(Fine) 식당을 소개할게요. 읽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생생하고 맛있게 쓰여진 맛집을 만나보세요.

김성현의 Find 다이닝 ⑨ 코자차

“신라호텔 17년의 내공, 최고의 중식과 일식을 한자리에서 맛보다”

신선한 재료로 선별해 내어주는 스시. 사진 김성현

신선한 재료로 선별해 내어주는 스시. 사진 김성현

STORY  
대한민국 최고의 중식당으로 손꼽히는 팔선과 호텔 뷔페의 대명사인 파크뷰까지. 신라호텔에서만 17년을 근무하며 실력을 쌓은 셰프가 프랜차이즈 중국집, 주차장을 개조한 원테이블 레스토랑을 거쳐 청담동에 정식 다이닝을 열었다. 오픈 2년 만에 ‘미쉐린 가이드 2022’에서 별을 따낸 가게는 지금도 수많은 유명인과 미식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독특한 이력의 주인공은 코자차의 최유강(50) 셰프다. 홍콩 샹그릴라 호텔과 베이징의 전취덕, 뉴욕과 시카고를 주름잡는 유명 레스토랑 등 80여 곳이 넘는 곳에서 해외연수를 하며 신라호텔 중식의 핵심으로 활약했던 그는 2015년 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자신만의 길을 찾았다.

코자차 실내. 사진 김성현

코자차 실내. 사진 김성현

자신의 이름을 딴 ‘123최유강 중국집’을 5개까지 늘리며 직장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퀄리티 유지가 안 되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5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이후 신라호텔 입사 동기인 조영두 셰프, 허니버터칩과 이마트 노브랜드 등의 브랜드를 총괄했던 숙명여대 김기영 교수와 의기투합해 2020년 5월 양재동의 주차장에 작은 원테이블 가게를 열었다. 한국인(Ko) 셰프가 만드는 최고의 일식(Ja)과 중식(Cha), 코자차(KoJaCha)의 시작이다. 오픈 직후 3개월 치 예약이 20분 만에 끝났던 주차장 시절의 코자차는 청담동 한복판으로 자리를 옮기며 본격적인 다이닝으로 체급을 올렸고, 깐깐한 미쉐린 가이드는 코자차에게 별로 화답했다. 미쉐린과 사람들을 사로잡은 비결에 대해 최 셰프는 이렇게 답했다.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각 나라의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는 곳 중에는 저희보다 더 음식을 잘하는 곳은 많습니다. 하지만 코자차의 지향점은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식과 중식을 만들자’예요. 고객이 탕수육을 먹고자 한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탕수육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 목표예요. 고객이 만족해야 최고의 요리니까요. 고객의 입맛에 맞게, 같은 음식이라도 여러 가지 버전으로 만들 줄 아는 것은 오랜 경력에서 나오는 기술입니다."

미쉐린 스타 이후 코자차는 또 새로운 변신을 준비 중이다. 오는 5월 문을 열 새로운 차방(茶房)이 바로 그것. 품위 있게 차를 즐길 수 있는 차 오마카세와 차·사케·고량주·와인을 접목한 독특한 페어링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 셰프는 “우리나라에 기존에 없었던 공간을 만들었던 코자차의 시작처럼 차방 역시 전에 없던 곳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EAT
한국인 셰프가 만드는 최고의 중식과 일식. 코자차의 지향점에 걸맞게 이곳의 음식은 중식과 일식이 번갈아 나오며 입 안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어설픈 퓨전으로 맛이 섞이는 것을 경계하는 코자차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정통에 닿아 있는 음식을 내놓는다. 최 셰프는 “모양이나 형태 혹은 플레이팅에 있어 셰프의 감각과 감성 혹은 트렌드가 들어갈 수는 있지만, 근본은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자차의 음식을 맛보면 그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금방 고개가 끄덕여진다. 공백을 찾아볼 수 없이 맛으로 꽉 찬 음식들은 그 자체로 ‘완성형’이다.

코자차의 대표 메뉴인 샥스핀. 사진 김성현

코자차의 대표 메뉴인 샥스핀. 사진 김성현

특히 코자차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뉴인 샥스핀은 많은 이들에게 ‘인생 샥스핀’으로 소문났다. 합법적인 포획허가 어종인 청새리상어 꼬리지느러미를 주재료로 하는 코자차의 샥스핀은 삼겹살과 대파, 생강, 닭 육수, 소흥주 등을 넣어 2시간 동안 초벌 한 후 식혔다가 다시금 30분을 쪄서 손님상에 올라간다. 비릿한 생선 냄새는 전혀 찾아볼 수 없이 녹진하면서도 고소하고 진한 수프,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까지 동시에 지닌 독보적인 식감은 샥스핀의 정석처럼 느껴진다. 여기에 기분 좋은 새콤함으로 감칠맛이 폭발하는 홍식초와 독특한 풍미의 고수까지 곁들이면 코자차 만의 완벽한 샥스핀이 완성된다.

즉석에서 회로 내어주는 랍스터. 사진 김성현

즉석에서 회로 내어주는 랍스터. 사진 김성현

당일 공수해 신선한 생물 랍스터를 즉석에서 회로 내어주는 것 역시 일품이다. 최 셰프는 랍스터와 함께 와사비를 즉석에서 갈아 내어준다. 그는 “비중을 두는 메뉴라면 당연히 그에 따른 퍼포먼스가 필요하다”며“손님들이 식사하는데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고급 재료 위주로 퍼포먼스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코자차에서는 먹는 맛 위에 보는 맛까지 더해 식사 내내 지루할 틈을 찾아볼 수 없다.

김성현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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