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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다 살아난 각오" KIA 이끌 강속구 듀오 앤더슨-메디나

중앙일보

입력

KIA 타이거즈 투수 아도니스 메디나(왼쪽), 숀 앤더슨. 사진 뉴스1

KIA 타이거즈 투수 아도니스 메디나(왼쪽), 숀 앤더슨. 사진 뉴스1

'강속구 듀오'가 호랑이 군단 마운드를 책임진다.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29·미국)과 아도니스 메디나(28·도미니카공화국)가 "다시 태어난 것 같다"며 활약을 다짐했다.

KIA는 지난 1일 삼성 라이온즈와 연습 경기에서 앤더슨과 메디나를 차례로 투입했다. 선발 앤더슨은 2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공격적인 투구로 삼진 3개를 끌어냈다. 3·4회를 던진 메디나는 안타 3개를 주고 1실점하긴 했지만, 싱커 구위가 일품이었다. 김종국 KIA 감독도 "첫 실전에서 무난한 투구를 했다"고 평했다.

앤더슨은 "동료, 코치들과 호흡을 잘 맞추고 열심히 준비한 게 결과로 나타나 만족스럽다. 포수 한승택과 이야기를 많이 했고,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고 했다. 등번호(64번)에 대해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절 빅리그 데뷔전에서 써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메디나는 "준비한 대로 던져서 만족한다. 공인구도 익숙해졌다"고 했다.

KIA는 지난해 외국인 투수 때문에 고생했다. 션 놀린은 종아리 부상으로 전반기 절반 이상을 날렸다. 로니 윌리엄스는 10경기 만에 퇴출됐다. 대체선수 토마스 파노니는 14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했으나 포스트시즌에선 부진했다. 결국 KIA는 전원 교체를 택했고, 우완 강속구 투수들을 영입했다.

KIA 투수 앤더슨. 뉴스1

KIA 투수 앤더슨. 뉴스1

앤더슨은 빅리그 통산 63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5.84에 그쳤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선 113경기 24승 17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메디나도 MLB에선 19경기 등판에 머물렀으나, 마이너에선 135경기 36승 33패 평균자책점 3.83을 찍었다.

앤더슨과 메디나의 강점은 단연 빠른 공이다. 앤더슨은 키 1m93㎝, 체중 102㎏의 큰 체격을 살려 최고 시속 154㎞까지 뿌린다. 메디나는 앤더슨보다 체구(신장 1 m85cm, 체중 84㎏)가 작지만 부드러운 폼으로 힘있게 던진다. 첫 등판에서도 앤더슨은 최고 153㎞, 메디나가 150㎞를 기록했다. 메디나는 "구속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더 끌어올리려 한다"고 했다. 앤더슨도 "구속은 더 오를 것"이라고 했다.

KIA엔 국가대표 좌완 양현종과 이의리가 있다. 외국인 투수들만 잘 하면 리그 최강 선발진을 구축한다. 앤더슨은 "(최근 3년간 주로 불펜으로 던졌는데)긴 이닝을 던지기 위해 스트렝스 코치들과 계속 몸을 만들고 있다. 회복 훈련, 준비 운동, 식단 관리,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메디나도 "지금 몸 상태는 70%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KIA는 미국 애리조나주 1차 훈련을 마치고 오키나와 2차 캠프로 이동하는 도중 비행기 때문에 고생했다. 심한 난기류를 만나 경유지인 LA 공항 대신 온타리오 공항에 불시착했다. 이동에만 사흘이나 걸린 선수들은 비행기 얘기만 나오면 하나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최고참 최형우도 "다시는 비행기를 타고 싶지 않다. 내년엔 국내 훈련을 해야 하나"라고 했다.

KIA 투수 메디나. 뉴스1

KIA 투수 메디나. 뉴스1

앤더슨은 "날씨가 정말 나빴다. 기장이 기내방송을 하자 동료들이 (영어를 할 줄 아는)나를 바라봤다. 괜찮으니 '진정하라'고 했다"며 껄껄 웃었다. 이어 "이걸 계기로 선수들이 깨어나서 잘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메디나는 "죽는 줄 알았다. 다시 태어났기 때문에 최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 생활에도 익숙해지고 있다. 앤더슨은 "한국 음식과 문화를 즐기고,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한국말로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미소지었다. 메디나는 "같은 도미니카 출신 소크라테스 브리토가가 많이 도와줘 적응을 빨리 했다. 음식도 잘 맞는다. 맛있게 잘 먹는데, 이렇게 매운 음식은 처음"이라고 웃었다.

지난해 KIA는 5위에 올랐으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했다. 올해는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두 투수가 많이 던진다면, 충분히 땋을 수 있는 고지다. 앤더슨은 "팀의 기대를 알고 있다. 200이닝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메디나는 "개인 성적은 신경쓰지 않는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 180이닝 투구가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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