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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아토피 생길까요...생후 2개월이면 아는 예측법 있다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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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병원리포트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안강모 교수팀

생후 2개월 때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어도 아토피 피부염 발병 위험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최근 알려진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이 있는 바이오마커인 피부 지질층 분석을 통해서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안강모·김지현 교수, 미국 내셔널 주이시 헬스(National Jewish Health) 도널드 륭·예브게니 베르디세프 교수 공동 연구팀은 피부의 지질 구성, 사이토카인 변화 양상과 아토피 피부염 발병의 상관성을 분석했다.

생후 2개월에 피부 각질층을 테이프로 채취해 지질 구성의 상태 변화를 모니터링해 2세 이전에 아토피 피부염이 발병하는지 예측한다. 이 연구는 지난달 말 미국에서 열린 미국알레르기임상면역학회에서 소개돼 학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연구팀, 영아 111명 피부 지질 분석

연구팀은 피부에 이상이 없는 생후 2개월 영아 111명의 팔에서 테이프로 피부 각질층을 채취하고, 피부 지질 구성과 사이토카인을 분석한 뒤 생후 24개월까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하기 이전인 생후 2개월에 이미 피부 지질 구성 및 피부에서의 사이토카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관찰했다.

특히 알레르기 가족력이 있으면서 피부의 IL-13과 26대1 불포화 스핑고미엘린(unsaturated sphingomyelin)이 높고, 단백질 결합 세라마이드(O30:0(C20S)-CER)가 낮은 경우에는 아토피 피부염 발생 가능성이 54배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로 세계 최초로 아토피 피부염 피부의 고유 지질 바이오마커도 규명한 셈이다. 비침습적 방법을 통해 피부 각질층을 채취한 후 가족력, 피부 지질 변화, 사이토카인 발현 등을 병합 분석해 향후 아토피 피부염의 발생 예측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아토피 피부염 발생 예측은 조기 개입을 통해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의료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비염, 천식 등 알레르기 행진으로 이어지는 질병의 진행을 예방하고, 향후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 진료의 기반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알레르기·임상면역학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IF=14.29)에 게재됐고 환경부·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후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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