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왼쪽),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이재명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후 자리로 이동하며 엇갈리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 첫날인 4일 김기현 당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 측이 대통령실 단체 메신저 방 논란 등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가 참여한 단체 메신저 방에서 안 후보에 대한 비방글이 올라와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음에도 대통령실 행정관들이 참여한 단톡방에서 김기현 후보 지지와 저에 대한 비방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사실이라면 충격적인 일이다. 수사가 필요한 엄중한 사건이다. 철저한 조사와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 일의 전모가 드러날 때까지 당대표를 뽑으면 안 된다"라고도 했다. 국민의힘당대표는 3월 8일이 아니라 3월 12일에 결정돼야 한다는 게 안 후보의 주장이다.
이종철 안 후보 캠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안철수 후보를 깎아내릴 때는 계속 나서던 대통령실이 자신의 '치명적 잘못'에는 조용하다"며 단톡방 논란을 언급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의 '치명적 의혹'이 제기됐을 때는 가히 번개처럼 입장을 내 기자회견까지 하던 선거관리위원회도 쥐 죽은 듯 조용하다"며 "우리 당원들은 지난 당 대표 선거 기간 많은 낯선 상황들 속에서 많은 부조리함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그 낯섦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당원들이 해주리라 믿는다"라고도 호소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올바름을 추구해야 한다"며 "정치인들이 모리배 같은 행동을 할 때 국민들이 바로잡아주어야 바꿀 수 있으며 건강한 정치가 생명력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후보는 이와 관련해 공무원이라도 단체 채팅방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후보는 이날 부산 사하을 당원협의회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세한 사실관계를 잘 모르겠지만, 공무원이라 하더라도 단체 채팅방원으로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가입해 있다는 사실만으로 시비를 걸 수 있는 상황은 아닐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사실관계 조사가 이뤄져야 입장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시관 김 후보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안 후보의 어깃장이 경선 막판까지 이어진다. 경쟁후보 네거티브를 넘어 대통령실을 탓하고, 공정경선 관리에 애쓰는 당 선관위를 때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는 조건 없는 단일화를 강조하다가 '왜 대가를 주지 않느냐'며 느닷없이 단일화 청구서를 내밀고 오늘은 '1차에서 대표를 뽑아서는 안 된다'며 당원을 윽박지른다"며 "나라와 당을 혼란에 빠뜨려서라도 자신은 살겠다는 정치는 세상 둘도 없는 이기심"이라고 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안 후보의 2차투표 호소는 사실상 홀로서기 포기선언이다. 자신이 그렇게 비아냥댔던 '연대'에 기대겠다는 이중적 사고가 여실히 드러난다"며 "1차에서 압도적인 승리로 '단단한 지도부'를 구성하고 더 이상의 극심한 흑색선전과 혼란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당원들의 절실한 바람과 정면충돌하는 몽니"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이겨보겠다는 절박한 속내야 미루어 짐작이 가지만 정치공학적 논리에 바탕을 둔 비민주적 발상일 뿐이다. 후보들은 당원분들의 자유의사에 따를 표 행사에 겸허히 따라야만 한다"고 했다.
당원 선거인단의 모바일 투표 첫날인 이날 투표율은 34.72%(83만7236명 중 29만707명 투표)로 집계됐다. 투표는 이날부터 나흘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