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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오염되면 바닷가 공기도 '불안'…파도 물방울 속에 세균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캘리포니아 임페리얼 비치. 파도가 부서지면서 생기는 작은 물방울을 통해 바다 오염물질이 공기로 확산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

미국 캘리포니아 임페리얼 비치. 파도가 부서지면서 생기는 작은 물방울을 통해 바다 오염물질이 공기로 확산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

오·폐수가 유입된 해안에서는 바닷물뿐만 아니라 공기도 오염된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확인됐다.
파도가 칠 때 발생하는 비말(飛沫), 즉 작은 물방울이 오염물질이나 세균을 공기 중으로 퍼뜨리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팀은 최근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저널에 연안 수질오염과 대기오염의 관련성을 밝히는 논문을 발표했다.

바다 파도에서 나오는 비말 에어로졸(Sea spray aerosol, SSA)을 통해 바다 오염물질이 육지에 있는 사람에게 도달,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내용이다.

연구팀은 2019년 5차례 멕시코 티후아나(Tijuana)와 캘리포니아 임페리얼 비치(Imperial Beach) 사이의 연안에서 바닷물 시료를 채취하고, 인근 내륙에서 공기 에어로졸 시료를 채취해 분석했다.

미국 임페리얼 비치는 티후아나 강을 통해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유입되고 있고, 비가 내렸을 때는 빗물과 함께 오염물질이 들어오는 곳이어서 연안 오염이 자주 관찰되는 곳이다.

공기 속 세균 76% 인근 바닷물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에 접한 멕시코 타이후아에서는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타이후아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든다. 바닷물을 오염시킨 하수는 다시 공기를 오염시키기도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접한 멕시코 타이후아에서는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타이후아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든다. 바닷물을 오염시킨 하수는 다시 공기를 오염시키기도 한다.

연구팀은 화학물질 분석과 더불어 세균 리보솜의 RNA, 즉 16S rRNA를 분석했다.

리보솜은 세균 세포 내에서 단백질 합성이 일어나는 곳이다,
16S rRNA의 염기서열은 세균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어, 물과 공기 시료 속의 rRNA를 분석하면 그 속에 어떤 종류의 세균이 어떤 비율로 분포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해양오염과 대기오염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 화학물질보다 16S rRNA를 분석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약물, 식품첨가물, 살생물제 등 화학물질의 경우 농도 차이는 있지만, 모든 공기 시료에서 검출돼 차별성이 없었지만, 세균의 rRNA는 오염 상황을 잘 나타냈다는 것이다.

에어로졸 중에서도 세균처럼 입자가 큰 것은 대기 중에서 더 짧은 체류 시간을 갖기 때문에 좁은 지역 범위 내에서만 분포한다.

연구팀은 "16S rRNA 유전자 분석을 통해 티후아 강을 통해 바다로 들어간 하수 관련 세균이 해양 에어로졸 형태로 육지로 되돌아오는 것을 발견했다"며 "세균 유전자 상위 40개를 세균 추적자로 사용한 결과, 바닷물에서 온 세균이 평균 41%를 차지했고, 임페리얼 비치 공기에서는 최대 76%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기후 변화는 더 심한 폭풍을 불러오고, 이로 인해 연안 지역 공기가 더 오염될 수 있다"며 "시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연안 오염을 줄이고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적조·녹조 독소도 공기로 날아가

지난해 8월 12일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이 초록빛이다. 낙동강에서 떠내려온 녹조로 인해 다대포 해수욕장 입수가 5년 만에 금지됐다. 중부지방에서 집중호우가 발생함에 따라 낙동강 보와 하굿둑을 개방했는데, 이 과정에서 강에 있던 녹조가 바다로 떠내려왔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12일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이 초록빛이다. 낙동강에서 떠내려온 녹조로 인해 다대포 해수욕장 입수가 5년 만에 금지됐다. 중부지방에서 집중호우가 발생함에 따라 낙동강 보와 하굿둑을 개방했는데, 이 과정에서 강에 있던 녹조가 바다로 떠내려왔다. 연합뉴스

한편, 연구팀은 바다에서 적조(赤潮)가 발생했을 때 브레베톡신(brevetoxin)과 같은 독소나 과불화화합물 같은 인공 유해물질을 포함한 다양한 화학물질과 미생물을 바다에서 대기를 통해 육지로 이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낙동강에서 남세균(cyanobacteria) 녹조 발생 시 남세균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에어로졸 형태로 주변 주거지역까지 날아오는 것으로 조사돼 시민 건강과 관련해 우려를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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