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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충당금 법적다툼…“돈 빼겠다” 뱅크런 경고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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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호 14면

우려 커지는 상호금융

서울의 한 은행에 걸린 금리 안내문. [뉴스1]

서울의 한 은행에 걸린 금리 안내문. [뉴스1]

최근 지역 새마을금고 집단대출 부실 사태가 터지면서 상호금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 지역에서 중견건설사가 오피스텔 공사를 중단하면서 중도금을 대출했던 지역 새마을금고가 동반 부실 우려에 휩싸인 것이 발단이다. 해당 사업장은 다인건설이 2016년 대구 중구와 양산에서 착공한 오피스텔로, 건설사의 사기 분양 혐의와 자금난으로 4년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에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지난해 말 관련 대출을 회수 가능성이 적은 부실 채권으로 분류하고, 해당 사업장의 대주단으로 참여한 신천·큰고개·대현·성일 등 12개 지역 금고에 해당 대출 잔액의 최소 55%를 충당금으로 쌓으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지역 금고들은 “충당금을 못쌓겠다”고 중앙회를 상대로 법적 다툼에 들어갔다. 분란이 커지자 예금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부실대출을 둘러싼 잡음이 불거지면서 “새마을금고에서 돈을 빼겠다”는 예금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뿐 아니라 막차 고금리 예금도 불안하다.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기준금리(3.5%) 수준으로 주저앉은 가운데, 유동성에 비상이 걸린 일부 상호금융 조합들이 연 5%대 금리를 내걸고 돈을 끌어들이고 있다. 대규모 뱅크런(예금인출사태)이 발생했던 2011년 저축은행 사태의 재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총수신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458조5557억원으로, 전달보다 8조5541억원(1.9%) 늘어났다. 반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감소세다. 예금 잔액은 12월 말 기준 한달 새 8조8620억원이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연 5% 수준으로 치솟았던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인기가 식어가고 있다. 2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연 3.54~3.7% 수준이다. 2월 말 기준 시중은행은 물론 저축은행에서도 연 5%대 정기예금(1년 만기 기준)은 자취를 감췄다.

새마을금고, 금융당국 감독 안 받아

반면 새마을금고, 신협 등 상호금융에서는 아직 5%대의 금리를 제공하는 곳이 상당수다. 이에 따라 더 늦기전에 고금리 막차를 타려는 예금자들이 1금융권에서 상호금융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상호금융권 중에서도 높은 금리를 내건 조합이 많은 새마을금고는 전반적으로 예금의 인기가 주춤한 상황에서도 수신잔액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올 1월 수신잔액은 전월 대비 8조5497억원 늘었다. 그러나 최근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호금융 조합이 속출하고 있어, 예금자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현재 최고 수준인 연 5.5%를 내세워 정기예금 인기몰이에 나선 대평·아양 새마을금고의 유동성비율(지난해 6월 기준)은 각각 74.23%, 47.38%에 불과하다. 유동성 비율이 80%를 밑돈다는 것은, 만기 3개월 이내로 남은 예금에 대해 인출 수요가 몰릴 경우 이들 조합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동원해도 예금액의 80% 이하만 돌려줄 수 있다는 의미다. 유동성 비율이 50% 이하라면 예금액의 절반도 돌려주기 어려운 수준이다. 유동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는 의미다. 현재 저축은행의 유동성 규제 비율은 100% 이상이다. 하지만 상호금융권은 현재 규제 비율이 없어 유동성 위기에 빠지기 쉬운 조합이 상당수다.

다인건설 사업장 관련 중앙회와 소송 중인 대구지역 새마을금고인 남구희망·팔공 새마을금고도 연 5.4%의 금리로 예금을 모으고 있다. 이들 조합은 대손충당금을 쌓게 될 경우 경영지표에 반영하는 손실이 눈덩이로 불어나게 된다. 조합이 중앙회를 상대로 낸 ‘대손충당금 적립 요구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결과는 이달 중 나올 전망이다. 대구와 양산 2개 오피스텔 현장에 대주단으로 참여한 대구지역 12개 새마을금고의 집단 대출금액은 2800억원에 달한다. 이들 상호금융은 자산이 1000억원 미만의 소규모 조합이 많아 작은 충격에도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 민복기 한국재무연구소장(한국금융연수원 외래교수)는 “부동산 부실 등 시장 여건이 녹록지않은 지금은 예금자들이 ‘금리’보다 ‘안전성’을 먼저 챙겨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1~2012년 18개 저축은행이 문을 닫았던 저축은행 사태 당시 예금자 피해금액은 예금 5131억원(1인 5000만원 초과분), 채권 투자손실 8571억원에 달했다. 5000만원 이하로 예금자 보호를 받는 경우에도 상당기간 자금이 묶이는 고통을 겪었다. 민 소장은 “과거 금융기관 부실 사태를 보면 예금자보호를 위해 채무정산을 하는 관리위원회가 소집되고, 채권을 접수하는 데만 2개월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같은 새마을금고발 뱅크런 우려에 대해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1인 5000만원에 대한 예금자보호제도도 있지만, 조합이 극도로 부실화돼 해산이나 청산을 할 경우에도 중앙회가 개입해 자금 지원을 하거나 인근 조합과 합병하는 구조조정 등을 통해 5000만원 이상도 보전해드리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를 비롯한 전국의 부동산 시장이 고전하는 환경에서 위기감은 상당하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상호금융권의 PF대출 규모는 공식통계상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새마을금고 PF대출 30조원 설 등을 고려하면 숨겨져있는 위험에 대한 조사와 점검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재발 우려도

금융권 안팎에서는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감독을 강화하고, 예금자 불안 해소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 의하면 2017년부터 6년간 전국의 새마을금고에서 640억원 규모의 임직원 비리가 발생했다. 허술한 내부통제시스템과 운용 문제는 농협이나 신협 등 다른 상호금융에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일부 농협은 ‘적금 해지 대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8.2% 적금을 비대면으로 판매한 동경주 농협에 9000억원, 9.7% 특판을 진행한 합천농협에 1000억원이 몰려 이자를 감당키 어려운 조합이 경영위기 상황에 몰렸던 것이다. 이들 조합의 현금성 자산은 10억원대에 불과했다. 결국 예금주들에 적금 해지를 읍소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한 지역 신협은 지난해 말 금리 급등을 이유로 “고정금리를 부득이하게 인상한다”는 황당한 통보를 대출자들에게 보냈다. 이 사건은 신협중앙회에서 급히 철회를 지시해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이들 상호금융권은 금융상품을 판매함에도 각기 주무부처가 달라 관리·감독이 허술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 수협은 해양수산부,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가 포괄적으로 감독한다. 새마을금고는 영업행위 규제뿐 아니라 건전성 감독도 행안부가 갖고 있다. 상호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금융당국의 직접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은 서민과 친근한 금융기관인 만큼 안전성과 환금성을 유지하도록 철저하게 관리·감독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BIS 비율 8% 넘고 부실여신 8% 밑돌아 ‘88클럽’에 들면 안전

사라져가는 고금리 예금에 애타는 ‘금리 노마드족’이라도 안전성을 우선 따져봐야 할 시기다. 상호금융권의 특판 가입에 앞서 안전한 투자를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기본적으로 예금자보호 한도(5000만원)와 해당 조합의 경영공시를 통해 건전성 지표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각 조합의 경영공시는 각 상호금융 홈페이지의 전자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자공시에서 해당 조합을 검색해 최신 공시자료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 후 우량 저축은행을 판별하는 기준으로 ‘88클럽’을 꼽았는데, 상호금융도 이러한 안전성 지표를 통해 우량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소위 88클럽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고, 부실여신(고정이하) 비율이 8%를 밑도는 경우다. 하지만 이들 지표가 만능은 아니다. 서기수 서경대 금융정보공학과 교수는 “BIS 비율외에도 부동산 관련 대출 건전성이나 지불준비금 현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2가지 지표 외에도 총자산이익률(ROA)과 유동성비율, 경영실태평가등급, PF대출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총자산이익률은 0.8% 이상, 유동성비율은 100% 이상, 경영실태등급은 1·2등급이면 양호한 수준이다.

금융기관이 부실화하면 은행권의 예금은 예금보험공사가 은행별로 1인당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5000만원까지 보장한다. 하지만 상호금융은 예금보호공사가 아니라 중앙회에서 적립한 예금자보호기금으로 돌려줘야 한다. 이때 5000만원은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이다. 예를 들어 A상호금융에 5000만원를 연 5%의 금리로 맡긴 경우 1년 만기 시 세금(15.4%)을 제외한 만기 지급예정액은 5211만5000원이지만, A은행이 부실로 청산하게 되면 보호받을 수 있는 돈은 5000만원 뿐이다.

연 5%의 이자를 고려한다면, 예치금이 4800만원 이하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새마을금고나 신협, 농·수협 모두 법인이 다르면 각 5000만원씩 보호받을 수 있는데, 하나의 법인이 본점 아래 여러 개의 지점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어 동일 법인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각 상호금융 홈페이지 또는 해당 조합에 직접 문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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