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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이재명이 엄석대” 천하람 “말도 안돼”…與전대 마지막 토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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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후보, 김기현 후보, 안철수 후보, 천하람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후보, 김기현 후보, 안철수 후보, 천하람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주자들이 3일 열린 마지막 TV토론회서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는 주로 여론조사 1위인 김기현 후보에게 나머지 세 후보가 맹공을 퍼붓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날 서울 종로구 채널A 방송 스튜디오에서 오후 5시 20분부터 100분간 진행된 토론회에서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가 대표가 되면 (울산 땅 문제가 불거져)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될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대통령의 힘이 급속하게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황 후보는 가짜뉴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말하는 데, 이번 전당대회에 흙탕물을 일으키려고 나왔는지 질문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후보가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후보가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황 후보는 또 “2007년 8월에는 김 후보의 땅이 (울산KTX역세권 연결도로의) 노선 검토대상이 아니었는데, 2007년 12월에 (김 후보 땅이) 들어갔다”며 “당시는 우리 당 소속인 박맹우 울산시장 시절인데 왜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철호 전 시장이 확정했다고 말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2007년은 노선이 최종결정된 시기가 아니다. 송 전 시장이 2019·2021년에 다시 조사해 노선을 최종 확정했다”고 받아쳤다.

천하람 후보는 이준석 전 대표가 언급한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극중 인물인 엄석대를 고리로 공세를 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학급 아이들을 괴롭히는 극중 인물인 엄석대에 빗댔다.

국민의힘 안철수 대표 후보가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안철수 대표 후보가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천 후보가 “이준석 전 대표가 언급한 엄석대가 누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김 후보는 “제가 보기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지칭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자 천 후보는 “말도 안 되는 해석”이라고 반박했고, 이에 김 후보는 “천 후보는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판단한다”고 받아쳤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김 후보로서는 천 후보의 문제제기에 즉답을 피하며 방어하는 데 주력한 셈이다.

안철수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이 ‘학폭’(학교폭력)처럼 당내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할 때 김 후보는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필요할 때 불러서 사진을 찍더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안 후보가 나 전 의원을 학폭 피해자처럼 말하는 것은 2차 가해”라며 “나 전 의원은 정치적 판단에 따라 선택한 것이다. 그런 말씀을 더는 하지 말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천하람 대표 후보가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천하람 대표 후보가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후보는 이어 역공에 나섰다. 그는 안 후보를 향해 “안 후보는 과학기술을 강조하면서도 (3선 의원을 하는 동안) 입법실적을 보면 대표발의한 27건의 법안 중 과학기술 관련 법안이 하나도 없다”며 “안 후보가 보유한 안랩 주식의 백지신탁 때문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안 후보는 “저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1년짜리 서울시장’ 직인데도 백지신탁을 해야 했다. 그런데도 나갔던 사람”이라며 항변했다.

토론 중에는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에 대한 언급도 나왔는데 후보마다 답이 달랐다. 안 후보는 “(장 의원과) 현재는 대척점에 와 있지만, 우리 당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반면 천 후보는 “장 의원이 우리 당과 대통령을 정말 아낀다면 백의종군 수준이 아니라 정계 은퇴를 고려해보는 게 필요하지 않으냐”며 “그게 아니라면 서울 동작을에서 나 전 의원과 차기 총선 경선을 통해 심판받아보라”고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 황교안 대표 후보가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황교안 대표 후보가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후보와 천 후보가 ‘안·천(안철수-천하람) 연대’를 띄우는 모습도 연출됐다. 천 후보가 안 후보에게 “같은 지역(경기 성남)에서 활동한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는 어떠냐”고 묻자 안 후보가 “굉장히 훌륭한 분”이라고 추켜세우면서다. 성남시의원 출신인 이 후보는 천 후보와 마찬가지로 이 전 대표의 지지를 받고 있다. 천 후보는 안 후보를 바라보며 “저희는 앞으로 웃으면서, 필요하면 연대하면 될 것 같다”고도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약 84만명의 선거인단(대의원·책임당원·일반당원) 대상으로 4~5일 모바일투표를 진행한다. 6~7일에는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자동응답전화(ARS) 투표를 진행한다. 결과는 오는 8일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만약 과반 득표자가 없다면 10~11일 결선투표를 거쳐 12일 최종 승리자가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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