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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는 일한의원 회장, 기시다는 한일전 시구…양국 훈풍 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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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일본은 파트너’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이후 일본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총리’를 지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가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오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일전에서 시구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 일본을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스가 전 일본 총리와 면담에 앞서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9월 일본을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스가 전 일본 총리와 면담에 앞서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일본 언론들은 3일 스가 전 총리의 일한의원연맹 회장 내정 소식을 전했다. 이날 오전 열린 이 단체 임원회의엔 스가 전 총리가 직접 참석해 회장직 수락 의사를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가 전 총리가 “한·일은 경제적으로도 안전보장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이웃 국가다. 양국 우호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일한의원연맹 총회를 거치면 스가 전 총리의 회장 임기가 시작된다.

지난 10년간 회장직을 맡아온 누카가 후쿠시로(額賀 福志郎) 전 재무상은 “한·일관계 개선의 기치 역할을 바통 터치하고 싶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스가 전 총리의 회장 취임에 대해 “관방장관으로 있으면서 한·일 양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역사 문제에 정부가 정면으로 임했던 귀중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초당파 모임인 일한의원연맹의 회장 교체 배경엔 한·일 관계 개선 움직임이 있다. 윤석열 정권 들어 양국 관계 개선 목소리가 높아지고,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이 협상에 들어가면서 의원연맹 내부에선 ‘총리 경험자를 수장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스가 전 총리는 2015년 위안부 합의 당시 정부 대변인격인 관방장관을 지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후임으로 총리직에 오를 정도로 '아베 정권의 2인자’로 불리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응 부실로 1년 만에 총리직에서 내려왔지만, 기시다 총리를 향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하는 등 아베 전 총리 사망 후 주목받고 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가 지난해 2월 부임 인사를 위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선물로 전달한 야구 유니폼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가 지난해 2월 부임 인사를 위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선물로 전달한 야구 유니폼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광 기시다 총리는 한·일전 시구

교도통신은 지난 2일 기시다 총리가 오는 10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WBC 한·일전에서 시구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고교 시절 야구부 선수로 활동한 데다 일본 프로야구팀 히로시마 카프의 열혈 팬이기도 한 기시다 총리가 직접 시구를 하고 경기도 관전한다는 것이다. 교도통신 보도에 인용된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의 시구가 스포츠 진흥 목적일 뿐이라고 했다. 외교가 아닌 단순 스포츠 진흥 목적으로, 한·일전 시구와 경기 관람의 의미를 확대해석하지 말라는 뜻이다. 총리의 참가 일정은 국회 일정 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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