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두고 야당에서 ‘친일’이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친일 프레임을 씌우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3일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연설에 대해 찬반은 얼마든지 말할 수 있지만 ‘친일’이나 ‘이완용’까지 언급하는 건 도가 지나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대통령이나 나아가 우리 당이 진짜 일본을 위해 일한다고 믿는 사람이 있냐”며 “프레임 전쟁은 우리 정치권의 고질적 병폐”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민주당은) 상대에게 이미지를 덧씌우고 악마화해서 편 가르기 한다”며 “정치권의 이런 행태는 사실 국민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증거다. 국민은 적어도 외교에 관한 한 국익 차원의 고급스러운 전략 논쟁을 보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해 “매국노 이완용과 윤 대통령의 말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일제 강점과 지배를 합리화하는 식민사관”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우리가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다”고 발언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여기에 이재명 대표는 “이번 3.1절 기념사를 듣고 현장에서 제 귀를 의심했다”며 “대통령 입으로 우리의 건국 이념과 헌법 정신이 송두리째 부정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 시장은 최근 윤 대통령과 정치적 주파수를 맞추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석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짧은 국정 운영에도 윤 대통령이 정책 전반을 완전히 체화하고 있다”고 칭찬하는가 하면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도 직접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 문제로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자 오 시장이 나서 “이번엔 좀 쉬는 게 어떠냐”고 권유했단 것이다.
당 안팎에선 “대통령실에선 수도권 상징성이 큰 오 시장의 조력이 필요한 상황이고 오 시장도 이참에 당내 입지를 다지려 할 것”이라며 “오 시장이 대통령과 보폭을 맞춰가는 행보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