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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러-우크라 중재 나섰다…"양국 고위급 긴밀 접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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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중립국인 스위스의 2개 국제기구가 한 달 이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 중재를 시도해 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쟁 조정을 전문으로 하는 국제기구들로 러시아ㆍ우크라이나 대통령실과 통하는 고위급 인사들을 긴밀하게 접촉 중이라고 한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반전 시위에서 한 여성 참가자가 '전쟁을 멈추라(STOP WAR)'라는 문구가 쓰여진 붉은색 우산을 펼쳐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반전 시위에서 한 여성 참가자가 '전쟁을 멈추라(STOP WAR)'라는 문구가 쓰여진 붉은색 우산을 펼쳐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위스 공영 라디오텔레비전스위스(RTS)는 지난 1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을 인용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간 평화협상을 중재하기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분쟁 중재와 협상을 통한 전쟁 및 무력충돌 예방을 목적으로 세워진 인도주의대화센터(HDC)와 국제평화 촉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제네바안보정책센터(GCSP) 등 두 기구가 이른바 '비공식 채널(back channel)'을 통해 양국 간 중재를 모색 중이란 설명이다.

두 기구는 스위스 연방정부가 지원해 만든 비정부기구로, 사실상 스위스가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에 관여하는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그간 스위스는 중립국으로서 여러 국제 사회의 갈등을 중재해 왔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시절인 2015년에는 스위스가 물밑에서 협상을 조율한 결과 미국·쿠바 간 수교, 이란 핵 합의(JCPOA) 등을 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마스 그렌민거 GCSP 소장은 “스위스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 두 기구의 대표들이 세 차례 양국 대화 상대들과 대면 접촉을 했고 화상 대화도 나눴다”며 “이들은 양국의 대통령실에 접근할 수 있는 고위급 인사들”이라고 방송에 밝혔다. 이와 관련, 중재를 돕는 이들이 양국의 전직 고위 관료나 정치인, 군인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자주포를 쏘고 있다. A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자주포를 쏘고 있다. AP=연합뉴스

데이비드 하를란드 HDC 소장은 “현 상황에선 이런 비공식적인 시도가 여러 이유로 불가능한 공식 외교 라인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준다”며 “무대 뒤에서 준비 작업을 해야 공식 테이블에서 구체적인 협상 주제가 제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HDC의 중재 전문가들은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가 중재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정에도 관여한 바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공식 협상은 지난해 3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5차 평화협상을 끝으로 1년간 멈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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