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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년 만에 걸그룹 모델까지…요즘 속옷 광고서 안 보여주는 것

중앙일보

입력

국내 속옷 업계가 걸그룹을 모델로 삼아 젊은 이미지를 강화하고 나섰다. 편안함을 강조하는 최근 속옷 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노출 없이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로 여배우를 기용해 몸매를 강조했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2일 비비안이 걸그룹 앨리스를 새 모델로 발탁했다. 사진 비비안

2일 비비안이 걸그룹 앨리스를 새 모델로 발탁했다. 사진 비비안

3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란제리 브랜드 비비안은 걸그룹 앨리스를 새 모델로 발탁했다. 이 회사가 걸그룹을 광고 모델로 선정한 것은 1957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비비안의 새 얼굴이 된 앨리스는 앞으로 2년간 ‘잇츠마이 핏(It’s My Fit)’이라는 브랜드 슬로건에 맞춰 화보 촬영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비비안은 앨리스가 보여준 솔직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 브랜드에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손영섭 비비안 대표는 “앨리스가 지닌 활기찬 에너지와 비비안이 만들어나갈 당당한 여성의 이미지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YC는 지난 2020년부터 걸그룹 오마이걸의 멤버 아린을 전속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28일 재계약해 올해로 4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모델이 바뀌면서 주로 몸매를 강조하는 기존 속옷 광고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비비안은 과거 김남주·송혜교·김태희·신민아 등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을 기용한 광고로 명성을 얻었다. 이들 전속 모델이 속옷을 직접 착용하고 나와 기능과 디자인을 보여주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BYC의 전속모델 오마이걸 아린. 사진 BYC

BYC의 전속모델 오마이걸 아린. 사진 BYC

최근에는 속옷 광고임에도 속옷을 직접 착용하지 않고 등장하는 경우도 많다. BYC 모델 아린은 화보에서 속옷을 직접 착용하지 않고 손에 들거나, 옷걸이에 걸어 놓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비비안의 모델이 된 앨리스 역시 파자마를 입은 자연스러운 모습의 이미지를 공개했다.

토종 속옷 업계는 그동안 편안함을 강조하는 해외 및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에 밀려 고전해왔다. 젊은 세대들 사이 볼륨과 핏을 강조한 속옷보다는 와이어 없이 편안한 브라렛과 여성용 사각팬티 등이 인기를 끌면서다. 이른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몸을 사랑하자는 ‘바디 포지티브(body positive·자기 몸 긍정주의)’의 확산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내 속옷 업체의 걸그룹 모델 기용은 오래된 기업 이미지를 젊게 바꾸려는 노력도 있지만,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최근 시장 트렌드를 반영하려는 시도로도 풀이된다. 과한 노출이나 몸매 강조 없이,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부각해 주요 고객인 MZ세대의 이목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란제리뿐만 아니라 홈웨어, 레깅스·조거 팬츠 등의 애슬레저 상품으로 다각화하는 상품 전략에도 적합하다.

국내 속옷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속옷 광고에 반드시 속옷을 입고 나와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사라지면서 모델의 선택지가 넓어졌다”며 “관능적이기보다는 밝고 긍정적 이미지를 강조하는 최근 추세에 따라 걸그룹 등 젊고 어린 모델 기용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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