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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때리는 美 "러에 무기 주면 제재, 동맹도 동참"…한국 어쩌나

중앙일보

입력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앞줄 왼쪽)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지난 2021년 8월 중국 닝샤회족자치구에서 실시된 러시아와 중국의 합동군사훈련을 지켜보고 있다.AP=연합뉴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앞줄 왼쪽)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지난 2021년 8월 중국 닝샤회족자치구에서 실시된 러시아와 중국의 합동군사훈련을 지켜보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향해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지 말라”며 연일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이란 경고 메시지다. 미국 정부는 중국에 가할 수 있는 새로운 제재를 준비하면서 동맹국에도 지지와 동참을 요청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주요 7개국(G7)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들에 새로운 대(對)중국 제재가 이뤄질 경우 지원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대러시아 제재에 적극적이던 국가들이 주요 대상이다.

“中, 평화 제안하며 전쟁 부채질”…달러망 퇴출도 거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F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FP=연합뉴스

미국이 생각하는 제재가 무엇인지는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 다만 미 재무부를 중심으로 한 경제 제재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로이터는 “초기엔 미 재무부 등에서 실무·외교적 차원의 비공식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28일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은 한 편으로는 평화 제안을 내세우면서 다른 한 편으론 러시아가 불붙인 (우크라이나 침공이란) 화염에 부채질을 해선 안 된다“며 “중국이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어길 경우 중국 기업과 개인에 대한 제재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미국 내에선 중국이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할 경우 북한이나 이란과 같은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나온다. 미국 금융체계(달러망) 퇴출까지 거론된다.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장은 로이터에 “미국은 이용 가능한 모든 옵션을 이용해 중국 은행들까지 제재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중국이 미국의 금융 시스템에 접근할 것인지,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할 것인지 중에서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과의 경제적 연관성이 높은 미국 동맹국들이 많다는 점은 제재 논의의 난제다. 로이터는 “한국과 독일 등은 중국에 제재를 가하는 것에 소극적”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3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중국 제재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지원은 러시아에 생명선”

중국 인민해방군 병사들이 지난해 8월 러시아 극동 프리모르스키 지방의 세르게예프스키 훈련장에서 열린 '보스토크(동방)-2022' 군사훈련에 참가한 모습. 러시아 주도로 열린 이 다국적 군사훈련에 중국은 사상 처음으로 육·해·공군 병력을 동시에 파견했다. AFP=연합뉴스

중국 인민해방군 병사들이 지난해 8월 러시아 극동 프리모르스키 지방의 세르게예프스키 훈련장에서 열린 '보스토크(동방)-2022' 군사훈련에 참가한 모습. 러시아 주도로 열린 이 다국적 군사훈련에 중국은 사상 처음으로 육·해·공군 병력을 동시에 파견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중국 압박에 필사적인 건 중국이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의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와 1년이 넘는 소모전으로 인해 무기 보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중국이 군사 지원을 강행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막강한 군수 생산력을 가진 데다 중국과 러시아 간에는 무기 호환이 매우 용이하다”며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게 되면 러시아군에게는 생명선이 될 것”이라고 1일 보도했다. WSJ은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은 아프리카와 중동 등 분쟁지역에 무기를 수출하면서 군수산업 기반을 빠르게 확충했고 이에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결정할 경우 생산도 빨리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중국 최대 국영 방위산업체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노린코)의 2020년 매출은 미국의 록히드마틴과 노스럽그루먼에 이어 세계 3위다.

中 무기 대부분 러시아와 호환 가능

지난 2021년 8월 중국 닝샤회족자치구에서 열린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 군사훈련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병사들이 헬기 강하 훈련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2021년 8월 중국 닝샤회족자치구에서 열린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 군사훈련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병사들이 헬기 강하 훈련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무엇보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무기의 대부분은 러시아의 전신인 옛 소련에 뿌리를 두고 있다. SIPRI에 따르면 2021년까지 최근 5년 동안 중국이 수입한 무기의 81%가 러시아산이다. WSJ은 “중국 인민해방군은 창립 이후 수십년 간 소련의 무기와 군사 노하우에 의존했다”며 “현재 중국군이 자체적으로 만든 무기 역시 소총부터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옛 소련 시절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또 자체 생산한 무기 상당 부분을 지난 5년 간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수단 등 해외 국가에 수출해 왔다. 노린코가 2013년 수단 정부군에 수출한 2000만 발의 7.62㎜ 구경 소총탄의 경우 현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과 같다.

최근엔 러시아와 중국이 매년 5차례의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함에 따라 양국 무기체계의 호환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WSJ은 “중국이 결심만 한다면 러시아는 원하는 대부분의 무기를 중국군 것으로 대체해 쓸 수 있고 신규 생산도 빠르게 할 수 있다”며 “중국의 전투기와 미사일 시스템까지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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