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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접경 러 영토서 교전으로 사상자 발생…푸틴, 일정 취소

중앙일보

입력

작전중인 러시아 연방보안국 요원들. 타스=연합뉴스

작전중인 러시아 연방보안국 요원들. 타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러시아 서부 지역에서 교전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사보타주(고의 파괴 공작) 그룹이 침투한 것인데, 이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주택이 손상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러시아 측은 이를 '우크라이나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규정하고 군이 직접 대응 중이다.

2일(현지시간)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 등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날 "무장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이 브랸스크주 클리모프스키 지역에 침투했다"며 "보안군이 육군과 함께 이들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브랸스크주는 우크라이나 북부 수미주와 체르니히우주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서남부 지역이다.

특히 교전이 벌어진 클리모프스키 지역은 브랸스크주에서도 우크라이나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키이우로부터 직선거리가 약 200㎞에 불과하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이곳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드론 공습을 가한 일이 있었다.

러시아는 이번 사태를 '우크라이나 테러리스트들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대응 중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우크라이나 테러리스트의 공격"이라고 주장하며 "러시아군이 이들의 공격을 물리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지방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크렘린궁에서 보안기관 및 국방부의 보고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긴급 국가안보회의가 소집될 예정이라는 일부 보도는 부인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오는 3일 예정된 정례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를 계기로 우크라이나에서 '특별 군사 작전'의 성격이 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아직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이 지역에선 교전 사태로 인한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알렉산드르 보고마즈 브랸스크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에서 "루베차네 마을로 침투한 우크라이나의 정찰대와 사보타주 그룹이 차량을 공격해 1명이 숨지고 어린이 1명이 다쳤다"며 "러시아군이 이들을 제거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루베차네 마을의 한 상점에서 주민 여러 명이 인질로 붙잡혔다.

보고마즈 주지사는 또 "우리 주 클리모프스키 지역이 우크라이나 드론의 폭탄 공격을 받았다"며 "이로 인해 수샤니 마을의 주택가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는 스타로두프스키 지역의 로마코프카 마을이 박격포 공격을 받아 주택 2채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브랸스크주 당국은 침투한 그룹의 규모를 확인할 수 없다고 했으나, 현지에선 침투 인원이 40~50명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모스크바와 인접한 지역에서 드론이 추락하고, 이와 관련해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 운영이 중단되는 등 본토에 대한 공격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에는 크림반도를 목표로 한 대규모 드론 공습이 시도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주변에서 드론이 발견된 지난달 28일 FSB 회의를 주재하고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사보타주를 막기 위한 방첩 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러시아 FSB는 지난해 12월에도 브랸스크주에서 4명의 우크라이나 사보타주 그룹을 제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러시아 영토 내에서 본격적인 교전이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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