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20년 됐는데, 주주 의견이 최우선” 여권 성명에 KT 안팎 반응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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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광화문 사옥. [연합뉴스]

KT 광화문 사옥. [연합뉴스]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이 KT의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군 선정 과정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자 KT 내부에서는 “더이상 외압은 없어야 한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 7명은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 면접 대상자(숏리스트)를 발표하면서 전체 지원자 33명 중 KT 출신 전·현직 임원 4명만 통과시켰다”며 “차기 사장 인선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또 “후보 중 한 명인 윤경림 사장은 대표 선임 업무를 하고 있는 이사회의 현직 멤버로 ‘심판이 선수로 뛰고 있는 격’이라 출마 자격이 없다”며 “그럼에도 KT 이사회가 윤 사장을 후보군에 넣어 그들만의 이익 카르텔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정부는 ‘기업 중심의 시장경제’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민생에 영향이 크고 주인이 없는 회사, 특히 대기업은 지배구조가 중요한 측면이 있다”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지배구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성 논란에 선임 절차 거듭 

앞서 KT는 차기 CEO 후보로 구현모 현 대표를 두 차례 선정했지만, ‘셀프 연임’ ‘깜깜이 선발’ 논란에 시달리자 기존 절차를 중단하고 이달 초부터 공개 경쟁 방식으로 선임 절차를 다시 시작했다.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소유분산기업 CEO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한 영향이 컸다. 구 대표는 재공모에 참여하며 연임 의지를 밝혔으나 지난 23일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다.

KT 내부에서는 선임 절차가 사실상 세 번째 진행 중인 상황에서 더 이상 외부 변수로 절차가 흔들려선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KT 직원은 “CEO 후보라면 KT의 현안과 사업 방향성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며 “KT 출신 인사들만 후보로 선정된 것은 오히려 ‘낙하산’ 논란을 차단하고 원칙에 따른 평가를 한 결과가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KT 차기대표 선임 과정에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자 산업계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20년 전 민영화한 기업에 CEO 선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이력이 없는 정·관계 인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등 일반 산업계 상식과는 맞지 않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관계자는 “유독 KT에서 ‘낙하산 인사’ ‘채용비리’ 등의 구설이 많았던 것은 공기업의 그늘이 남아있다는 의미”라며 “전문성을 가진 CEO를 영입해 혁신 경쟁을 벌여야 할 시기에 소모적인 갈등을 빚는 것이 기업으로서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KT 출신 4인 후보, 모두 능력 검증”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가 질의하고 있다. [사진 KT]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가 질의하고 있다. [사진 KT]

현재 KT 구성원들은 차기 CEO 후보군에 대해 “누가 선임 돼도 인정할 만한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4인 모두 내부 평가가 좋고 회사 사정에 밝다는 것. 현직 KT맨인 윤경림(60) 사장은 통신3사, CJ, 현대차를 거치며 회사 안팎서 능력을 검증 받았다. 신수정(58) 부사장은 보안 기업인 SK인포섹의 대표를 지낸 정보기술(IT) 전문가다. 박윤영(61) 전 사장과 임헌문 전 사장(63)은 지난 2019년 KT CEO 경선에서 구현모 대표와 경합을 벌였던 인물들. 박 전 사장은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총괄하며 다수의 신사업을 발굴했고, 임 전 사장은 KTF와 KT를 오가며 유·무선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오는 7일 선발되는 KT의 최종 CEO 후보는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열리는 주주투표를 거쳐 확정될 예정. KT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10.12%)이지만 소액주주 비중이 57%이고 외국인 주주 비중도 43%로 높은 편이다. 최근 KT는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 10조원까지 올리며 주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경영 전략과 배당·주주이익 환원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일반 주주들은 변화보다 KT 경영의 지속성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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