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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벨라루스, "서방 독자제재 반대"…각분야 협력 강화 합의

중앙일보

입력

중국과 벨라루스가 개별 국가에 대한 서방 제재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과 벨라루스가 개별 국가에 대한 서방 제재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과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개별 국가 제재에 반대한다며 서구 주도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양국 정상 공동성명을 2일(현지시간) 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친(親)러시아 성향의 중국과 벨라루스가 러시아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우려하는 가운데 나온 발표다.

중국 외교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서방의 독자 제재에 반대하고 정치·외교·경제·군사 등 각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자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 벨라루스에 대해 '전천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이례적인 표현으로 관계를 격상한 바 있다.

우선 양국은 상대방의 핵심 이익을 확고하게 지지하는 게 양국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초석이란 점을 강조했다. 벨라루스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중국의 대만 정책을 지지하고, 중국은 외부 세력이 벨라루스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했다.

또 양국은 모든 국가의 주권에 대한 존중을 촉구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자국 실정에 맞는 민주주의와 인권 발전의 길을 강조하며,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에서 이중 기준을 만들어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를 단호히 반대한다는 내용이다. 양국은 "다른 나라가 유엔 헌장에 따라 자주적으로 선택한 정치·경제·사회 발전 방향에 제재를 가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주권 국가와 독립 국가에 대한 불법적이고 독자적인 제재를 배격한다"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 지원 등 전쟁무기를 지원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2일 블링컨 장관이 인도에서 열린 G20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모습. A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 지원 등 전쟁무기를 지원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2일 블링컨 장관이 인도에서 열린 G20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모습. AP=연합뉴스

이번 공동성명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의 대(對)러시아 무기 지원 가능성을 경고한 지 하루 만에 열린 회담에서 나온 것이다. 미·중간 긴장이 고조하는 가운데 중국이 살상무기 지원 등으로 러시아에 더 밀착할 수 있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미 CNN은 보도했다.

중국과 벨라루스 정상의 공동성명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침공 1년에 맞춰 대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면서 중국 기업들도 제재 대상에 포함된 것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7일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제재에 대해 "국제법적 근거도 없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권한 위임도 없는 전형적인 불법 독자 제재"라고 비판한 바 있다. CNN은 "중국과 벨라루스는 개전 이후 서방의 강력한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면서 "이에 따라 양국은 경제·무역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결속을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과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선 평화 회복을 염원하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양국은 "지역의 무력 충돌이 장기화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역의 평화 회복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벨라루스는 공개적으로 러시아의 동맹을 자처했고, 중국은 러시아의 주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으로 중립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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