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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잡겠다” 전기차 샛별의 몰락...생산량 바닥에 주가도 하락

중앙일보

입력

리비안 전기차 R1T이 미국 조지아주 아틀란타에 전시됐다. 리비안은 지난달 말 202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6억6300만 달러(8694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지 못했다. 연합뉴스

리비안 전기차 R1T이 미국 조지아주 아틀란타에 전시됐다. 리비안은 지난달 말 202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6억6300만 달러(8694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지 못했다. 연합뉴스

전기차 샛별들이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테슬라를 잡겠다”던 전기차 신생 기업 대부분이 실적 악화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기업 리비안이 대표적이다. 리비안은 지난달 말 202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6억6300만 달러(8694억원)로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지 못했다. 시장에서 기대한 매출은 7억1700만 달러(9404억원)이었다. 흑자 전환에도 실패해 주당 손실은 1.87달러(2452원)를 기록했다. 리비안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공급망 문제로 지난 분기에도 생산 차질을 겪었다”며 “올해도 공급망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난해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주가는 폭락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리비안 주가는 15.76달러로 장을 마감해 직전 거래일 대비 18.34%(3.54달러)가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145억 달러(19조369억원)로 한화 기준으로 20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2021년 11월 뉴욕 증시에 입성한 리비안은 상장 첫날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을 거듭한 끝에 시총 80조원이 사라졌다.

리비안은 올해도 실적 반등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리비안은 올해 차량 5만 대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 6만 대보다 낮은 수치다. 리비안은 지난해 2만4337대를 생산했다.

루시드 그룹의 에어드림 에디션. 미 전기차 기업 루시드 그룹은 지난해 7180대 생산에 그쳤다. 중앙포토

루시드 그룹의 에어드림 에디션. 미 전기차 기업 루시드 그룹은 지난해 7180대 생산에 그쳤다. 중앙포토

고급 전기차를 주력으로 하는 미 전기차 기업 루시드 그룹도 사정이 비슷하다. 루시드 그룹은 지난해 7180대 생산에 그쳤다. 지난해 8월 실적발표에서 나온 예상치(6000~7000대)를 초과했지만, 전기차 시장에 영향을 주기엔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다. 이에 지난 1월 말 12달러를 넘어섰던 루시드 그룹 주가는 8.62달러(1일 기준)로 내려앉았다. 루시드 그룹 주가는 지난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던 2월 초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던 미국 전기 트럭 기업 니콜라의 판매량은 초라할 정도다. 니콜라는 지난해 4분기 전기 트럭 20대를 판매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난 분기에만 133대의 전기 트럭을 생산했으나 고객에 인도한 물량은 20대에 그쳤다. 실적도 초라했다. 니콜라의 지난해 매출은 660만 달러(86억원)로 시장 예상치 3210만 달러를 크게 벗어났다. 흑자 전환에도 실패해 한때 60달러를 넘던 주가는 이달 들어 2.16달러까지 떨어졌다. 1주당 가격이 5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페니주(penny stock)' 대열에 들었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던 미국 전기 트럭 기업 니콜라의 트럭. 니콜라는 지난해 4분기 전기 트럭 20대를 판매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사진 니콜라

‘제2의 테슬라’로 불리던 미국 전기 트럭 기업 니콜라의 트럭. 니콜라는 지난해 4분기 전기 트럭 20대를 판매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사진 니콜라

‘샛별’로 불리던 전기차 삼총사의 지난해 실적은 테슬라와 비교하면 확연하다. 테슬라는 최근 실적 발표회를 통해 지난해 131만대의 전기차를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밝혔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6416억 달러(841조원)를 기록하고 있다. 전기차 신생 기업이 당면한 어려움은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전까지 계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산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선 공장당 연간 생산량이 20만~30만대를 넘어서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테슬라도 대량 생산에 성공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거쳤다”며 “기술력이 아무리 훌륭해도 대량 생산 직전까지의 시기를 버티지 못하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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