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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매국노 이완용 논리"…민주당, 尹 3·1절 기념사 총공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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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04주년 3·1절 기념사에서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야당은 ‘식민 사관’, ‘굴종 외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2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삼일절 기념사가 참으로 충격적”이라며 “매국노 이완용의 말과 다를 게 없다”고 했다. 이어 “일제의 지배를 합리화하는 식민사관”이라며 “일방적으로 머리 숙이는 비굴한 굴종 외교만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상무집행위원회에서 “과거사 해결 의지를 찾아볼 수 없는 자학사관 궤변이었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가슴에 또 한 번 대못을 박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선열 앞에 고개를 들 수 없는 심정”이라고 했고,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역대 최악의 3·1절 기념사”라고 했으며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일본 총리의 기념사인 줄 알았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대표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표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민주당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두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친명계와 비명계도 윤 대통령 삼일절 기념사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2일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일합병조약의 얘기를 그대로 따라가는 전형적인 친일파 논리”라며 “굉장히 실망스럽고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친문계 황희 의원도 전날 SNS를 통해 “'폭력의 피해자인 내가 잘못해서 맞았다'는 식의 문맥”이라며 “가정폭력이나 미투 사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아들 학교폭력 논란으로 국가수사본부장을 사임한 ‘정순신 변호사’ 이슈와 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주가조작 ‘쌍특검’ 이슈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로 힘이 빠진 상태에서 ‘친일 프레임’으로 진영 결집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순신 이슈가 모처럼 좋은 기회였는데 날아가서 아쉬웠다”며 “이번 기념사 망언에 윤석열 대통령의 집안 이력을 묶으면 친일 프레임으로 비판 가능하고, 국민적 분노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야당의 비판에 반박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2일 회의에서 “대통령의 말씀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한일 양국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가 죽창을 다시 들고 나서, 굴종 외교, 종속 외교를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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