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에서 투타를 겸업하는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마침내 '사무라이 저팬'에 합류했다.
스포츠닛폰, 데일리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2일 "오타니가 지난 1일 소속팀 스프링캠프가 열리던 미국 애리조나주를 떠나 전세기 편으로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오후 10시쯤 비행기에서 내린 뒤 별다른 코멘트 없이 VIP 입국장을 통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데일리스포츠에 따르면, TV 카메라 20대와 취재진 70여명, 수백 명의 야구팬이 이날 늦은 시간까지 공항에 남아 오타니를 기다렸다. 오타니의 입국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취재용 헬리콥터가 등장했고, 취재진과 팬의 안전을 통제하는 경찰과 경비원도 배치됐다는 후문이다.
스포츠닛폰은 "오타니가 이용한 전세기 탑승 비용은 편도 기준 최소 1000만엔(약 1억원)"이라며 "오타니의 비행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2만 명이 넘는 팬들이 비행 추적 애플리케이션 '플라이트 레이더'에 접속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2013년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한 뒤 5년간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하며 리그 최고의 투수로 발돋움했다. 그 활약을 발판 삼아 2018년 MLB에 진출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투수와 타자로 모두 대성공을 거둬 전 세계에 '오타니 신드롬'을 일으켰다. 2021년에는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일찌감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선언해 일본 대표팀에 힘을 실었다. 대표팀 합류 전 시범경기에서도 시속 158㎞의 강속구로 무실점 피칭을 하고 초대형 3루타도 때려내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이제 WBC 모드로 돌입한 오타니는 2일 일본 나고야돔에서 열리는 일본 대표팀 공식 훈련에 참가해 동료 선수들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다.
오타니 외에도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총 4명의 MLB 현역 선수가 일본 대표팀 소속으로 WBC에 출전한다. 다르빗슈는 일찌감치 대표팀과 함께 훈련해왔고, 눗바는 오타니와 같은 날 일본에 도착했다. 요시다는 3일 입국한다.
이들과 함께 선발됐던 또 다른 빅리거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는 MLB 시범경기 도중 옆구리를 다쳐 WBC 출전을 포기했다. 일본은 대체 선수로 마키하라 다이세이(소프트뱅크 호크스)를 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