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골프 따라가기일까, 견제일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일부 대회의 컷을 없애는 결단을 내렸다.
AP통신과 ESPN 등 주요 외신은 2일(한국시간)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가 내년부터 주요 8개 대회의 컷을 없애는 방안을 선수들에게 서한으로 전달했다. 앞으로 이들 대회에선 70~80명의 선수들이 중도 탈락 없이 경기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모나한 커미셔너는 이번 서한에서 “미래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여러 방법을 모색했다. 팬들의 관심을 키우고, 최고의 시즌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파격적인 변화다. PGA 투어는 컷 탈락 있는 72홀짜리 대회를 자존심처럼 여겨왔다. 특히 지난해 출범한 LIV 골프가 컷이 없는 54홀짜리 대회를 내세우자 이를 “가짜 골프 대회”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PGA 투어 선수들의 LIV 골프 이적이 계속되자 이를 막기 위해 일부 대회의 컷을 없애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컷이 사라지는 대회는 총상금 2000만 달러 이상의 소위 특급대회다. 마스터스와 US오픈, PGA 챔피언십, 디 오픈 등 4대 메이저대회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제외되지만, 이들 못지않은 규모의 8개 대회에서 컷이 없어지게 됐다. PGA 투어는 아직 새 규정을 적용할 대회 리스트는 확정하지 않았다.
일단 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선수위원장인 로리 매킬로이는 “노컷 대회가 문제인 유일한 이유는 LIV 골프가 생겼기 때문이다”면서 “PGA 투어에도 이미 컷오프 없는 대회의 선례가 있다. 팬과 스폰서들은 주말까지 스타를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스코티 셰플러와 맥스 호마 등 주축 선수들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더 자주 맞대결함으로써 경기가 더욱 흥미진진하게 됐다. 또, 스타들이 나흘 내내 플레이를 하면 스폰서들에도 이득이 될 것이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