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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이제 돈버나…역대 최대 26조 매출, 2분기 연속 흑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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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쿠팡이 2분기 연속 1000억원대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흑자는 달성하지 못했으나 지난해 역대 최대인 26조원대 연 매출을 올리고 영업손실을 대폭 줄여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쿠팡이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21% 늘어난 7조2404억원(53억2677만 달러·환율 1359.26원 기준)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33억원(8340만 달러)으로 지난해 3분기 1037억원(7742만 달러)에 이어 2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앞서 쿠팡은 2021년 3월 미국 증시에 상장한 후 지난해 1분기까지 분기마다 2500억~5000억원대 손실을 내왔다.

이번 분기 실적에 힘입어 쿠팡은 지난해 연 매출 26조5917억원(205억8261만 달러·연환율 1291.95원 기준)을 기록했다. 전년(21조646억원)보다 26% 늘어난 역대 최대 수치다.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는 1447억원(1억1201만 달러)으로, 전년(1조7097억원)과 비교해 92%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1189억원으로, 같은 기간 93% 줄었다.

조정 에비타(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4925억원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조정 에비타는 영업 활동만으로 번 실제 사업의 순수 현금흐름을 보는 지표인 만큼 올해 쿠팡이 연간 흑자를 달성할 가능성에 대한 청신호라는 분석이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 총이익(매출에서 원가를 뺀 이익)은 6조849억원(47억987만 달러)으로, 전년보다 60% 늘었다. 이 실적은 미국 현지에서 지난달 28일 증시가 장을 마친 뒤 발표됐다. 28일 쿠팡 주가는 1.91% 오른 15달러 51센트(2만504원)에 마감했다.

쿠팡의 실적 개선은 물류 네트워크와 자동화 투자 효과가 나타나고 유료 회원과 1인당 매출이 증가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현재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개 물류센터를 갖췄다. 연면적은 축구장 600개 규모(약 132만 평)로 여의도 면적보다 51% 넓다. 국내 인구의 70%가 쿠팡 물류센터 반경 10분 거리에 사는 일명 ‘쿠세권’(쿠팡+역세권)을 구축했다.

물류 자동화 기술에도 조 단위를 투자했다. 머신러닝 기술 기반의 수요 예측으로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줄였다. 지난달엔 무인운반로봇(AGV), 소팅봇(분류 로봇) 등 1000여 대 로봇을 운영하는 대구 풀필먼트 센터를 공개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실적과 관련, “기술 인프라, 공급망 최적화, 자동화 등 운영개선 결과”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쿠팡 활성고객(분기에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은 1811만 명으로, 전년 대비 1% 늘었다. 1인당 고객 매출은 40만원(294달러)으로 4% 증가했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유료 회원 수는 전년(900만 명)보다 200만 명 늘어난 1100만 명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쿠팡이 본격적인 흑자 구조에 들어섰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흑자 규모가 아직 미미하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 시장은 약 602조원 규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높다”며 “3년 뒤면 700조 원대로 커질 유통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매출 기준 톱3인 ‘이마롯쿠(이마트·롯데·쿠팡)’ 3사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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