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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바라카 이어 ‘팀 코리아’ 또 다른 기적을 기다리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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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김무환 포스텍 총장

김무환 포스텍 총장

“부는 돈과 기름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있다. 부가 사람을 위해 헌신하지 않는다면 무가치하다.”

아랍에미리트(UAE) 초대 대통령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냐흐얀이 한 말로, 이 나라의 근간을 잘 설명한다. 그런 아랍에미리트가 아랍 최초의 상업용 원전 운영 국가가 되기 위한 파트너로 대한민국을 선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 시절만 해도 부품 생산국 정도로 치부되던 한국을 2009년 UAE가 선택한 핵심 사유는 바로 하나, 위험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안전성이었다. UAE는 선정 당시부터 안전 관리 시스템의 모든 것을 배우고 싶어했다. 실제로 필자는 이를 위해 2015년 바라카 원전 현장도 다녀왔다. 지정학적 요소로 인한 긴장감, 아라비아만 지역의 오염 우려 등으로 안전에 대해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동을 지연하더라도 꾸준히 안전에 힘쓰며 1, 2호기의 운영이 진행되던 바라카 원전에서 얼마 전 3호기 상업 운전이 시작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 양국 정상이 1월 16일 바라카 원전을 함께 방문한 이후 6주 만이다. 이 3기는 현재 한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한국형 원전 APR-1400이다. 바라카 원전 수출은 우리를 주요 원전 수출국으로 끌어올려 주었지만, 상업 운전의 성공과 안전한 운영은 우리의 원전 기술경쟁력을 전 세계에 증명한 것이다.

이 성공은 한국전력공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팀 코리아(Team Korea)가 함께 일궈낸 기적이다. 지난 10년간 익숙지 않은 사막의 모래바람과 무더위, 그리고 심지어 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장애를 뛰어넘은 결과물이다. 더욱이 이런 바라카 원전이 UAE 최고액권인 1000디르함 신권에 배경으로 삽입되었다고 하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초창기에 조금이나마 관여했던 원자력계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이 기적은 이제 단순히 원전 기술을 넘어 한국과 UAE 두 국가 간 신뢰의 상징이 되었다. 이 신뢰는 경제와 외교, 문화,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는 특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두 나라를 이끌었다. 그리고 이번 3호기 상업 운전으로 양국의 신뢰와 협력의 폭은 더욱 깊어질 것이며, 다시금 두 나라가 해외 원전 공동 진출은 물론,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지구 공동의 과제에 중요한 파트너로서 협력을 강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필자는 이제 한국과 UAE의 견고한 협력 기반 위에서 팀 코리아가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등 글로벌 원전 시장은 물론 세계 경제에서 또다시 그려낼 기적을 지켜보고 싶다.

김무환 포스텍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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