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일본인, 한국 너무 싫다" 3·1절 일장기 내건 세종시 주민 [영상]

일제에 저항해 대한독립을 외친 날을 기념하는 3·1절에 세종시 한 아파트 가구에 태극기 대신 일장기가 내걸려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일장기를 게양한 세대주는 항의가 빗발치자 결국 일장기를 내렸다.

1일 세종시민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와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솔동 한 아파트 베란다에 일장기가 걸리면서 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일장기 게양 철회를 요청하기 위해 해당 가구를 방문했으나 집이 비어 있었다. 이후 세대주를 만났고, 일장기를 내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논란이 확산하면서 해당 가구에 세종시 관계자와 입주민 수십명이 몰려 가는 등 항의가 이어지자, 세대주는 오후 4시쯤 자진해서 일장기를 내렸다.

3·1절인 1일 오후 세종시 한 아파트 베란다 국기 게양대에 일장기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이 세대주는 일장기를 내건 배경에 대해 "나는 일본인인데, 한국이 너무 싫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입주민 카드에는 한국인으로 적혀 있는데 왜 일본인이라고 했는지, 무슨 의도로 일장기를 내걸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아파트에 내걸린 일장기 사진과 이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오늘 아침 아파트 베란다에 태극기를 걸려고 하는데, 옆집에 일장기가 걸려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3·1절에 일장기를 내걸다니 정말 어이없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3·1운동을 하신 분들에게 예의가 아니다"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분노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