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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2분기 연속 흑자, 역대 최대 매출...영업적자 92% 줄인 비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달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에서 무인 운반 로봇(AGV)이 상품이 담긴 선반을 옮기고 있다. 최선을 기자

지난 달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에서 무인 운반 로봇(AGV)이 상품이 담긴 선반을 옮기고 있다. 최선을 기자

쿠팡이 2분기 연속 1000억원대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흑자는 달성하지 못했으나 지난해 역대 최대인 26조원대 연 매출을 올리고 영업손실을 대폭 줄여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쿠팡이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21% 늘어난 7조2404억원(53억2677만 달러·환율 1359.26원 기준)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33억원(8340만 달러)으로 지난해 3분기 1037억원(7742만 달러)에 이어 2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앞서 쿠팡은 2021년 3월 미국 증시에 상장한 후 지난해 1분기까지 분기마다 2500억~5000억원대 손실을 내왔다.

“올해 쿠팡 연간 흑자 달성 가능성에 청신호”

이번 분기 실적에 힘입어 쿠팡은 지난해 연 매출 26조5917억원(205억8261만 달러·연환율 1291.95원 기준)을 기록했다. 전년(21조646억원)보다 26% 늘어난 역대 최대 수치다.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는 1447억원(1억1201만 달러)으로, 전년(1조7097억원)과 비교해 92%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1189억원으로, 같은 기간 93% 줄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조정 에비타(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4925억원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조정 에비타는 영업 활동만으로 번 실제 사업의 순수 현금 흐름을 보는 지표인 만큼 올해 쿠팡이 연간 흑자를 달성할 가능성에 대한 청신호라는 분석이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 총이익(매출에서 원가를 뺀 이익)은 6조849억원(47억987만 달러)으로, 전년보다 60% 늘었다.

이 실적은 미국 현지에서 지난 28일 증시가 장을 마친 뒤 발표됐다. 28일 쿠팡 주가는 1.91% 오른 15달러 51센트(2만504원)에 마감했다.

축구장 600개 규모 물류센터…1000여 대 로봇 운영도

쿠팡의 실적 개선은 물류 네트워크와 자동화 투자 효과가 나타나고 유료 회원과 1인당 매출이 증가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현재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개 물류센터를 갖췄다. 연면적은 축구장 600개 규모(약 132만 평)로 여의도 면적보다 51% 넓다. 국내 인구의 70%가 쿠팡 물류센터 반경 10분 거리에 사는 일명 ‘쿠세권’(쿠팡+역세권)을 구축했다.

물류 자동화 기술에도 조 단위를 투자했다. 머신러닝 기술 기반의 수요 예측으로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줄였다. 지난달엔 무인운반로봇(AGV), 소팅봇(분류 로봇) 등 1000여 대 로봇을 운영하는 대구 풀필먼트 센터를 공개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실적과 관련, “기술 인프라, 공급망 최적화, 자동화 등 운영개선 결과”라며 “자동화가 가장 많이 이뤄진 풀필먼트센터는 나머지 네트워크(물류센터 등) 대비 2배의 효율성을 보여준다. 자동화 수준을 높여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쿠팡 대구 풀필먼트 센터에서 상품을 분류 중인 '소팅 봇'.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 후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준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달 쿠팡 대구 풀필먼트 센터에서 상품을 분류 중인 '소팅 봇'.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 후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준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말 쿠팡 활성고객(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산 고객)은 1811만 명으로, 전년 대비 1% 늘었다. 1인당 고객 매출은 40만원(294달러)으로 4% 증가했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유료 회원 수는 전년(900만 명)보다 200만 명 늘어난 1100만 명을 기록했다.

602조 시장 놓고 ‘이마롯쿠’ 격돌 전망 

쿠팡이츠·쿠팡페이·쿠팡플레이·해외 사업 등 쿠팡이 지난해 벌인 신사업 매출은 8113억원으로 25% 늘었다. 지난해 제품 커머스 조정 EBITDA 마진율은 1분기 0.1%에서 4분기 5.1%로 높아졌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장기적으로 조정 EBITDA 마진율을 1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쿠팡이 본격적인 흑자 구조에 들어섰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흑자 규모가 아직 미미하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 시장은 약 602조원 규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높다”며 ”3년 뒤면 700조원대로 커질 유통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매출 기준 톱3인 ‘이마롯쿠(이마트·롯데·쿠팡)’ 3사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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