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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전 음주' 충격 실험..."엄마 와인 한잔에 아이 코 뒤틀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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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자료 사진. 사진 pixabay

아기 자료 사진. 사진 pixabay

임신 3개월 전 일주일에 와인 한 잔 마셨더라도 아이의 얼굴이 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게나디 로슈프킨 네덜란드 로테르담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 교수 연구팀은 태아 때 알코올 노출이 이후 얼굴 모양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9세 어린이 3149명과 13세 어린이 2477명의 얼굴 사진을 3차원 이미지로 변형시킨 뒤 이목구비의 200가지 특징을 포착하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그런 다음 산모의 알코올 섭취 관련해 설문 조사를 했고, 이 결과를 토대로 이들을 임신 3개월 전 술을 마셨다가 임신 후 끊은 산모, 임신 기간 내내 술을 마신 산모, 그리고 아예 술을 마시지 않은 산모 등 세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다.

분석 결과, 임신 전 소량의 알코올 섭취를 했어도 아이의 얼굴 모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임신 3개월 전 일주일에 12g 미만의 알코올(330ml 맥주 한 잔 또는 175ml 와인 한 잔에 해당)을 마셨더라도 아이의 얼굴이 변형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임신 3개월 전을 포함해 임신 기간 태아가 알코올에 노출되면 코가 짧아지거나 코끝이 비뚤어졌다. 또 턱이 돌출되거나 눈이 움푹 파이는 등의 특징도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특징은 아이들이 나이가 들수록 약해졌으며 13세에 이르러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로슈프킨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알코올이 우리 생각보다 건강에 더 큰 악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임신 중 알코올 섭취에 대한 안전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은 만큼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임신 전이라도 알코올 섭취를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임신 중 음주는 태아 알코올 스펙트럼 장애(FASD)를 유발할 수 있다.

FASD는 임신 중 산모가 음주했을 경우 태아에게 신체적 기형과 정신적 장애가 나타나는 선천성 증후군으로, 음주량, 음주 횟수, 음주 시기와 관계없이 태아의 발달에 다양하게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임신 초기의 음주는 더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FASD는 태아의 중추신경계를 손상시켜 지능 저하를 일으키고, 청소년기 학습 장애나 주의력 결핍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오직 산모의 임신 중 알코올 섭취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임신 중 술을 마시지 않는 것만으로도 100% 예방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인간 생식'(Human Reproduc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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