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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의 변명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해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뛰어난 논문을 써 학계에서 인정받는 것보다 아카데미아 밖에서 스타가 됐습니다. 마크 파버 글룸, 붐 앤드 둠(Gloom, Boom and Doom) 발행인이 오랜 기간 갖고 있던 ‘닥터둠’이란 별명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누리엘 루비니 인터뷰②
명성엔 부러움이나 질시라는 그림자가 늘 따릅니다. 루비니 교수가 리스크를 경고하면, ‘그 사람은 늘 위기를 세일즈하며 먹고산다’고 수군대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주변의 시선을 그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줌(Zoom) 인터뷰를 통해 직설적으로 물어봤습니다. 루비니의 변명이 이번 차례의 테마입니다. 단, 그레이트 스태그플레이션(Great Stagflation) 시대 생존법과 1~2년 안에 발생할 수 있는 금융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소개합니다.
① 그레이트 스태그플레이션(Great Stagflation)이 온다!
② 내가 위기를 마케팅해 먹고산다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블룸버그
- 그레이트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하니 물가가 그레이트 모더레이션 시대의 2% 수준으로 낮아지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말로 들린다.
- 맞다. 앞서 말한 10가지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이 2%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나는 믿지 않는다. 그렇다고 두 자릿수 물가상승률을 예상하거나, 1920년대 독일 바이마르공화국 시대처럼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선진국에서 일어날 것이라고도 믿지 않는다.
- 불평등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는데, 왜 그런지 궁금하다.
- 역사적으로 불평등이 뚜렷해졌을 때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혁명이 일어났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는 뒤처진 사람들을 위한 복지지출을 늘리기 마련이다. 정부 적자가 늘어난다. 구조적으로 재정적자가 커지는 이유다. 이렇게 늘어난 재정적자는 쉽게 경제성장을 억누른다. 결국 전쟁이 일으킨 인플레이션만큼은 아니지만, 구조적인(장기적인) 재정적자 확대는 상당한 인플레이션을 야기한다.
물가상승률 2%는 꿈, 6%까지 오른다!
- 그렇다면 선진국의 물가상승률이 앞으로 어느 정도 될 것이라고 보는가.
- 앞으로 상당 기간 미국과 유럽 등의 물가상승률은 연 2~6% 사이일 것으로 본다.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려 놓기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그래서 그레이트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한 것이다.
- 그레이트 스태그플레이션은 곧 Fed 등 중앙은행이 현재 벌이고 있는 인플레이션 파이팅이 실패할 것이라는 얘기인데….
- 제롬 파월 미 Fed 의장 등 중앙은행가들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해 물가상승률을 2% 수준으로 되돌려 놓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나는 중앙은행가들이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고 본다. 그들이 바보여서가 아니다. 그들이 사악해서가 아니다. 그들이 덫(trap)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