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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베리에 'SK쉴더스 빅딜'한 박정호 부회장 "성장시킨 가치 인정받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내 1위 사이버 보안기업 SK쉴더스의 최대주주가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의 사모펀드 운용사 EQT인프라스트럭처(이하 EQT)로 바뀐다. 기존 최대 주주이던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가 지분 절반 가량을 매각하고, EQT와 SK쉴더스를 공동 경영한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28일(현지시간) MWC 2023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박 부회장은 “보안ㆍ테크 기업을 성장시킨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로 SK스퀘어는 기존 SK쉴더스의 지분(63.1%)의 절반 가량을 8646억원에 EQT에 매각해 투자 실탄을 확보했다. 보유 지분은 32%로 줄어든다. EQT는 SK스퀘어 지분 일부와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 컨소시엄 보유 지분(36.87%) 전량을 인수하고 신주(2000억원 규모)를 추가 취득해 최대주주(68%)에 올랐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지난 28일(스페인기준) 스페인 바르셀로나 간담회에서 EQT-SK스퀘어의 SK쉴더스 공동경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지난 28일(스페인기준) 스페인 바르셀로나 간담회에서 EQT-SK스퀘어의 SK쉴더스 공동경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SK스퀘어는 “이번 투자에서 SK쉴더스의 기업가치는 5조원 이상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2018년 SK쉴더스 전신인 ADT캡스 인수 당시 기업가치는 3조원이었다. 지난해 SK인포섹과 합병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출도 2018년 7799억원에서 지난해 1조7928억원으로 2.3배 가량 증가했다.

SK쉴더스 새 주인 EQT는 누구 

EQT는 스톡홀름에 본사를 둔 PEF 운용사로, 유럽 최대 투자집단인 발렌베리 가문 산하 투자사 인베스터AB가 콘니 요슨 현 EQT 회장과 1994년 공동 설립했다. 총 운용자산(AUM) 약156조원(1130억 유로)으로, 전 세계 200개 기업에 투자했다.

EQT와 SK스퀘어는 공동경영을 통해 SK쉴더스를 글로벌 종합 보안 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무인 매장, AI 기반 보안서비스 등 SK쉴더스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EQT가 투자한 해외 보안기업들과 시너지를 통해 사업모델 혁신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해외 합작회사와 전략적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이 과정에서 SK스퀘어는 SK그룹의 AI, 유무선통신, 반도체 분야 최신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IPO 대신 지분 매각 또 할까   

SK쉴더스의 지분 매각으로 SK스퀘어는 투자전문회사로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빅 딜 사례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부회장은 SK쉴더스의 인수부터 기업공개(IPO) 철회, 지분 매각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박 부회장은 “2018년 칼라일이 보유하던 SK쉴더스(당시 ADT캡스)를 홍콩 회사에 판다는 소식을 듣고 MWC 출장 길에 전화를 해 SK쉴더스 인수 딜의 물꼬를 텄는데, “이번에도 MWC에서 (지분 매각을) 발표했다”며“SK쉴더스는 MWC로 시작해 MWC로 끝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4개월 만에 IPO를 철회한 데 대해서는 “재무적 투자자(FI)인 맥쿼리와 약속한 IPO 기한이 있어서 추진했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며 “낚시 약속을 잡아놨다고 태풍 부는 와중에 바다로 나갈 순 없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이번 SK쉴더스 사례를 계기로, SK스퀘어가 상장을 추진 중이던 11번가나 원스토어 등의 지분도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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