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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쌍방울 차량·기사 지원받아 이재명 선거 도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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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생 행보에 나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수색초등학교에서 열린 급식 노동자 폐암 진단 간담회에 앞서 조리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민생 행보에 나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수색초등학교에서 열린 급식 노동자 폐암 진단 간담회에 앞서 조리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쌍방울그룹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차량뿐 아니라 운전기사 급여까지 제공한 의혹이 제기됐다. 이 전 부지사는 이 차량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 선거를 치를 때도 사용했다. 28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부지사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6차 공판에서 검찰은 쌍방울그룹 재경팀 직원 A씨를 신문하면서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활동하던 2018년 5~7월 쌍방울 측이 차량과 운전기사를 제공한 사실을 공개했다. B씨는 2018년 5~12월 쌍방울 소속 운전기사로 일했지만 그중 3개월을 이 전 부지사에게 제공된 차량의 운전을 담당했다.

검찰은 이날 A씨에게 “(이 전 부지사의) 운전기사로 일한 B씨를 아느냐”며 “B씨가 근무하는 동안 급여를 쌍방울이 지급한 사실을 아느냐”고 질의했다. A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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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날 재판에서 공개한 B씨의 진술 조서엔 “2018년 5월 바로 선거운동에 투입됐다. 이 전 부지사 등을 태우고 경기도로 내려가 선거운동을 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 전 부지사가 ‘경기도지사 선거 활동에 큰 차가 필요하다’며 쌍방울 인사총무팀장에게 차량 교체를 부탁해 쌍방울이 지급한 법인 차량이 렉서스 승용차에서 카니발 승합차로 교체됐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이 지난 3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등을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소속 운전기사와 이 운전기사가 사용할 법인카드를 제공하는 등 1500만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기부했다”고 적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검찰은 이날 A씨를 상대로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사외이사로 재직할 당시 법인카드 전표를 이 전 부지사의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관리한 경위 파악에 초점을 맞췄다. 검찰은 A씨가 쌍방울 비서실 직원에게 “B씨가 사용한 법인카드를 ‘이화영 고문’이 사용하는 것으로 전표 처리해 달라”고 요청한 이유를 물었다. A씨는 “B씨가 (이 전 부지사를) 수행했으니까 ‘(함께) 처리해 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답했다.

A씨는 “사외이사 신분이었던 이 전 부지사와 그를 수행하는 운전기사에게 쌍방울 법인카드가 지급된 것이 이례적인지”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일반적으로 사외이사에게 법인카드나 법인 차량을 제공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A씨가 들은 이야기를 확인한 내용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편 검찰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추가 영장 청구 전략을 고심 중이다. 검찰은 자연녹지를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해 주고 50m 옹벽 아파트를 허가한 백현동 개발 의혹 사건을 추가 영장청구가 가능한 건으로 보고 있다. 백현동 사건은 경찰 수사 단계부터 검찰과 조율한 뒤 송치했기 때문에 수사가 상당히 진행돼 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백현동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를 이른 시일 내에 소환 조사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의 경우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이화영 전 부지사가 태도를 바꾸면 검찰의 칼날이 이 대표로 향할 수 있다. 배임 혐의인 백현동 사건과 제3자 뇌물 혐의인 대북송금 사건을 묶어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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