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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은 나경원 손잡고, 안철수는 부인과 함께…TK 당심 공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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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여드레 앞으로 다가온 28일, 보수 지지층이 밀집한 대구에서 당대표 후보들의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김기현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을, 안철수 후보는 아내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를 대동했다. 전당대회 선거인단에서 수도권(37.8%) 다음으로 많은 TK(대구·경북, 21.0%) 당원 공략을 위해 당권 양강 후보가 총력을 쏟은 것이다.

김기현 후보는 나 전 의원과 대구 일정을 함께하며 ‘김나(김기현-나경원)연대’를 부각했다. 나 전 의원은 대구시당 행사에서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지도부가 들어서 개혁을 힘 있게 뒷받침해 줘야 한다”며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나 전 의원은 연설회 본격 시작 전 김 후보와 함께 행사장을 돌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기도 했다. 김 후보도 대구 엑스코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하며 “오늘 이 자리에 나경원 전 대표님이 오셨다”며 “나 전 대표님 힘내시라고 박수 한 번 주시죠. 크게 격려해 주십시오”라고 호응을 유도했다. 나 전 의원은 최근 대통령실과 갈등하며 타격을 입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전통 보수층에게 인기가 높다. 김 후보가 나 전 의원과 동행한 것은 ‘보수의 심장’ TK의 전통 보수층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김 교수와 함께 대구 일정을 진행했다. 안 후보는 연설회에서 “아내가 연설장에 온 적이 없는데 대구만은 오고 싶다고 해서 함께 왔다”며 “대구는 제가 시민들과 목숨과도 같이 지킨 소중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저 안철수, 이렇게 다시 돌아와서 진정성을 담아 제대로 큰절 올리겠다”며 신발을 벗고 큰절도 했다. 안 후보 부부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때 대구 동산병원 등에서 20일간 의료봉사를 했다. 안 후보는 김 교수와 함께 대구를 찾으면서 부부 모두가 대구를 위해 헌신했었다는 점을 다시 상기시켰다. 안 후보는 행사장 내 플래카드에 동산병원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당시의 사진도 내걸었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서는 “신세 진 사람이 많아 공천 파동을 벌이고 민주당으로부터 역공당하면 어떻게 이길 수 있느냐”고 공격했다.

황교안 후보는 연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 연장과 청와대 압수수색을 온몸으로 막아냈다”며 “그 시절 여기 있던 후보들은 무엇을 했느냐. 안철수 후보는 탄핵에 가장 앞장섰고 김기현 후보는 울산시장으로 있으면서 ‘박근혜 퇴진을 최대한 앞당기자’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주장했다. 김 후보 울산 땅과 관련해선 “김 후보가 대표가 되는 순간 민주당은 김 후보 비리를 총선 시계에 맞춰 주도면밀하게 까발리면서 우리 당을 총선 참패의 늪으로 떠밀 것”이라며 “그래서 김 후보에게 당과 대통령을 위해 사퇴하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하람 후보는 “지금 TK 민심은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권력 암투와 이재명의 부도덕보다도 TK 국회의원의 보신주의와 무능함을 지적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나경원 전 의원을 쫓아내고 권력에 줄서는 연판장에 서명한 과거를 청산하자”며 지난달 나경원 규탄 성명에 동참한 TK 초선 의원 이름을 일일이 읊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에 일자리가 돌아오고 젊은 세대가 희망을 가지는 ‘리쇼어링 법안’을 대통령께 촉구하는 연판장을 쓰지 않으시겠냐”며 “오늘 연판장으로 지난 연판장의 과오를 덮으라”고 제안했다.

천 후보가 친윤계 핵심과 현 지도부를 겨냥해 띄운 ‘험지 출마론’은 당내 공방으로 번졌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천 후보는) 선거구를 함부로 옮기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모른다”고 반박했고, 천 후보는 “언제까지 팔공산만 오르려 하느냐”고 바로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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