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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가 빨갱이? 매도에 놀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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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동순 영남대 명예교수가 28일 『민족의 장군 홍범도』 출간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한길사]

이동순 영남대 명예교수가 28일 『민족의 장군 홍범도』 출간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한길사]

올해로 서거 80주년을 맞는 독립운동가 홍범도(1868~1943) 장군의 평전이 새로 나왔다. 이동순 영남대 명예교수가 쓴 『민족의 장군 홍범도』다.

“그야말로 조실부모(어려서 부모를 여읨)하고, 일가친척 집에서 머슴처럼 더부살이하다가, 도망치듯 나와서… 고달픈 고난의 생애를 꿋꿋이 버티고 자기 앞의 난관을 하나하나 돌파하는 모습이 아니었나 합니다.”

저자 이 교수는 홍범도 장군의 생애에서 가장 감명받은 점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평전 출간에 맞춰 28일 서울 순화동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다. 평전에는 성장 과정부터 의병 운동, 일제강점기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를 비롯한 항일무장투쟁, 자유시참변, 강제 이주, 말년과 서거 등의 일대기와 함께 지난해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의 유해 봉환까지를 담았다.

이 교수는 국문학을 전공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다. 역사학자가 아닌 그가 독립운동가에 대해 공부하게 된 것은 독립운동에 관여했다 일제에 고문당하고 별세한 할아버지를 떠올리면서였다고 한다. 특히 홍범도 장군에 대해서는 그 생애를 다룬 서사시를 1980년대 중반 발표하기 시작해 2003년 5부작 10권 분량으로 완간한 바 있다.

이 교수는 “1980년대만 해도 소련과 수교 전이라 홍범도 장군에 대한 소련 측 자료가 국내에 소개될 계기가 없었다”며 홍범도 장군이 생전에 고려인 극작가 태장춘과 연극배우 리함덕 부부에게 구술한 ‘홍범도 실기’ 등의 자료를 이후 접하게 된 것이 도움됐음을 밝혔다.

그는 “본격적으로 해야 할 일은 평전이 나온 이후에 더 많을 것”이라며 “러시아 측에서 구술자료나 사진 자료 등이 더 발굴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지난해 유해 봉환을 계기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일각에서 불거진 주장을 두고는 “빨갱이, 공산주의자, 배신자 등의 관점으로 홍범도 장군의 생애 자체를 매도하는 관점이 국내에 일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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