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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 의혹' 타이이스타젯 대표 체포…"文사위 특혜 논란과 무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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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6월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일자리위원회 위촉장 수여식을 마치고 '일자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오른쪽 셋째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6월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일자리위원회 위촉장 수여식을 마치고 '일자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오른쪽 셋째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전주지검, 박석호 대표 인천공항서 체포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취업 특혜 의혹 사건 '키맨'으로 불리는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가 28일 체포됐다. 타이이스타젯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는 태국 저가 항공사다. 지난해 11월 이스타항공 채용 비리 혐의(업무방해)로 구속 기소된 이 전 의원이 입을 닫으면서 난감해하던 검찰은 핵심 피의자인 박 대표 신병을 확보해 타이이스타젯 실제 주인이 이 전 의원임을 밝히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권찬혁)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업무상 배임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박 대표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태국에 있던 박 대표가 검찰과 사전 교감 아래 입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주지검 측도 "지속적인 설득으로 박 대표가 자진 귀국했다"고 했다.

이스타항공 노조 측은 2021년 5월 "이스타항공 자금 71억원을 타이이스타젯에 빼돌려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며 이 전 의원과 박 대표 등을 전주지검에 고발했다. 박 대표는 검찰 요청에 따라 2021년 9월 태국에서 자진 입국해 수차례 검찰 조사를 받고 출국했다. 이 때문에 이스타항공 안팎에선 "박 대표는 애초 도피 생활을 하지 않았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이라 검찰이 박 대표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태국 방콕에 있는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 거주지 수영장. 고대훈 기자

태국 방콕에 있는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 거주지 수영장. 고대훈 기자

檢, 이상직 타이이스타젯 실소유주 입증 주력 

검찰은 2021년 12월 30일 "중요 증거가 해외에 있다"며 시한부 기소 중지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5일 수사를 재개했다. 검찰은 사흘 뒤 이스타항공 본사 사무실과 관련자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가 이메일을 통해 이스타항공 측에 보고한 타이이스타젯 비용 지출 명세서 등을 확보했다.

해당 명세서에는 문 전 대통령 전 사위 서모(43·이혼)씨가 타이이스타젯 본사가 있는 태국에 머물 때 거주한 콘도 월세 비용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서씨 채용 경위와 타이이스타젯 내 역할, 근무 기간, 임금, 처우 등이 담긴 자료와 관련자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

검찰은 박 대표를 상대로 타이이스타젯 실소유주와 이 회사 설립 과정에서 배임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아울러 박 대표가 누구 청탁이나 지시를 받고 서씨를 타이이스타젯 고위 임원으로 취업시켰는지 파악할 수 있는 관련자 진술과 물증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타이이스타젯 방콕 사무실. 고대훈 기자

타이이스타젯 방콕 사무실. 고대훈 기자

"박석호 체포, 文 사위 취업 특혜 의혹과 무관" 

박 대표 체포를 두고 일각에선 '문 전 대통령 전 사위 취업 특혜 의혹과 연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전주지검은 "무관하다"면서도 "타이이스타젯이 이 전 의원 소유임이 증거상 명확해져야 비로소 취업 특혜 수사가 가능하므로 이번 수사는 업무상 배임에 집중된다"고 여지를 뒀다.

앞서 국민의힘은 2020년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문 대통령 사위가 2018년 7월 타이이스타젯에 고위 임원으로 취업한 것과 이상직 의원이 그해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것 사이에 대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은 2021년 12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문 전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의원과 전 정부 관계자 등은 "이스타항공과 타이이스타젯은 무관한 회사"라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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