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륙하자 음주 추태"…충북도 해외연수 전면취소 부른 도의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가 28일 충북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연수 항공기내 음주 추태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도의원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가 28일 충북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연수 항공기내 음주 추태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도의원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충북도의회 “책임 통감” 해외연수 전면 취소 

충북도의회가 해외 연수 중 기내 음주 추태 의혹이 불거진 도의원을 조사하기로 했다.

충북도의회 대변인인 이태훈 의원은 28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의원 일탈 행위로 도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도의회 차원에서 책임을 통감한다. 의장단·상임위원장단 회의를 통해 향후 계획한 4개 상임위 국외연수와 전체의원 연수 계획을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충북도의회는 다음 달 일제히 해외연수를 준비했다. 정책복지위원회는 영국(3월 29일∼4월 6일), 행정문화위원회는 미국(3월 27일∼4월 3일), 산업경제위원회는 프랑스·네덜란드(3월 28일∼4월 5일), 교육위원회는 호주·뉴질랜드(3월 27일∼4월 4일)로 떠날 계획이다.

3월 9일부터 2박 3일 동안 제주도에서 전체의원 연수도 계획했다. 이 의원은 “의장단 회의에서 예정된 해외 연수를 취소하는 게 도민에게 예의라는 의견이 모였다”며 “단체장이 해외를 나가면 출장이고, 지방의원이 떠나면 외유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 연수 전 교양 교육, 자부담 비율 상향 등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음주 추태 의혹이 제기된 A의원은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착 때까지 기내에서 술에 취해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일반석에 탑승했던 A의원은 양복 상의가 구겨지지 않도록 놔달라며 승무원을 여러 차례 불렀다고 한다.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가 28일 충북도의회 앞에서 해외연수 항공기내 음주 추태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도의원을 비판하며 캔맥주를 투척하고 있다. 뉴스1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가 28일 충북도의회 앞에서 해외연수 항공기내 음주 추태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도의원을 비판하며 캔맥주를 투척하고 있다. 뉴스1

술 취한 상태서 승무원 여러 차례 불러 

당시 일반석에는 옷을 걸어둘 곳도 없었고, 주변에는 빈 좌석도 많아 굳이 승무원을 부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A의원은 또 기내에서 제공하는 맥주를 반복적으로 요구해 마시고, 취한 상태에서 승무원을 여러 차례 불러 좌석 모니터에 항공기 속도나 고도 등을 보고도 지속해서 횡설수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의원은 “옷을 걸어 달라고 한 것이 아니고 좌석에 두겠다고 했더니 승무원이 두면 안 된다고 해서 선반에 뒀다”면서 “당시 맥주 1캔을 마셨고 만취하지도 않았으며, 모니터가 잘 안 돼 현재 위치 등을 승무원에게 물어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A의원 추태는 동승했던 다른 승객이 도의원 등에게 제보하면서 드러났다. A의원 등 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 7명은 지난 21일부터 8박 10일 일정으로 독일·체코·오스트리아에 갔다가 다음달 2일 귀국할 예정이다. 도의회는 의원 1인당 최대 480만원을 지원했다. 이번 도의원 출장 경비는 1인당 571만원이며 91만원은 자부담이다.

이태훈 의원은 “항공사에 정식 공문을 발송해 진상을 확인하고 있다”며 “지방의원 윤리강령에 어긋나는 행위가 있었는지 파악하겠다”고 덧붙였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의원은 도민에게 진솔하게 해명하고 잘못이 있으면 사과하라”며 “도의회는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 사실로 확인되면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