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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금리 내렸지만, 당국 압박에도 예대금리차는 확대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월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2개월 연속 내려갔다. 특히 가계대출 금리는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했다. 시장 금리가 떨어진 가운데 대출금리를 낮추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은행의 예금금리는 대출금리보다 더 떨어지며 예대마진은 더 벌어졌다.

지난 27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 대출 금리 안내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지난 27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 대출 금리 안내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뉴스1

한국은행이 28일 내놓은 ‘2023년 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 1월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 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5.46%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0.1%포인트 내려갔다. 지난달에 9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데 이어 2개월째 내림세를 보였다.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 1월 연 5.47%를 나타냈다. 한 달 전보다 0.13%포인트 하락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내려간 건 지난 2021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1월 기업대출 금리는 한 달 전보다 0.09%포인트 떨어진 연 5.47%를 기록했다.

대출 금리 하락 이유에 대해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은행채 등 지표 금리 하락과 금융당국의 금리 모니터링 강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금리 하락과 함께 “이자 장사를 멈추고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압박도 영향을 끼친 것이다.

대출 금리 하락세가 이어질지에 대해 한은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박 팀장은 “금리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라며 “이달 초 시장 금리가 다시 소폭으로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은행이 가산금리 등을 어떻게 조정할지도 봐야 해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지난 1월 은행권 수신금리도 지난해 12월에 11개월 만에 하락한 데 이어 2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낙폭은 대출금리보다 더 컸다. 지난 1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83%로 전월 대비 0.39%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대출금리와 수신금리의 차이를 보여주는 예대마진은 지난 1월 1.63%를 기록하며 한 달 전보다 0.29%포인트 확대됐다.

박 팀장은 “수신금리의 경우 금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기물의 비중이 커졌다”라며 “반면 기업대출의 경우 금리 수준이 낮은 1년 미만 대출의 비중이 축소됐고, 가계대출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의 비중이 늘어나며 대출 금리 인하 폭이 수신금리 인하 폭보다 상대적으로 작았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2월에 1월보다는 예대금리차가 축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지난달 대출 금리를 인하한 효과가 2월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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