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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검색비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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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테크 업계에서는 검색엔진을 거대 장치산업에 비유한다. 검색엔진으로 돈을 버는 기업이 많지 않은 이유는 기술도 기술이지만 정확한 답을 빠르게 가져오기 위해서는 엄청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고, 여기에 필요한 데이터센터에 큰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용자가 검색 요청(쿼리)을 할 때마다 서버를 가동해야 하기에 매번 비용이 든다. 물론 사용자가 검색할 때마다 기업들은 광고비를 벌기 때문에 비용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인 빙(Bing)이 챗GPT 기술을 장착해 대화형 검색을 무기로 구글이 장악한 시장에 도전하면서 검색 비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I를 활용한 검색은 기존의 키워드 검색보다 약 10배의 컴퓨팅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만약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하기 위해 비슷한 기술을 검색 엔진에 장착할 경우, 그리고 검색 요청의 절반이 이 방식으로 이뤄질 경우 한 해에 발생하는 비용은 30억~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구글의 한 해 순이익이 600억 달러(약 79조원) 규모인데, 그중 10%가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검색에 큰 비용이 들어가는 건 마이크로소프트도 예외가 아니지만, 구글은 훨씬 더 많은 사용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비용으로 나갈 금액은 더 크다. 무엇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달리 구글은 검색이 주력 업종이기 때문에 이 부문에서의 비용 증가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더 크다. 이 때문에 구글은 컴퓨팅 파워를 적게 쓰는 ‘라이트 버전’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검색도 이제 비용 절감이 중요한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