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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1연금 체계로…양육·간병 크레디트 새로 도입하자"

중앙일보

입력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1인 1국민연금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특히 20년의 가입 기간을 담보할 수 있도록 출산 크레디트(credit)를 첫째 자녀부터 적용하고, 양육·간병 크레디트를 새로 도입해야 한단 주장이 제기됐다. 크레디트는 출산, 군복무 등 불가피한 사유로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했을 때 가입기간을 얹어주는 일종의 보너스 개념이다.

석재은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7일 오후 보험연구원·한국사회보장학회가 공동 개최한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공·사적연금 정책방향’ 세미나에서 ‘공적연금의 지속가능한 다층 기본보장 방안’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미래 노령세대에 연금이 중심 역할해야”

석 교수는 모든 국민이 국민연금을 의무 가입하게 해 1인1연금 체계로 전환하자고 했다. 현재 소득활동을 하는 남편, 아내의 무소득 배우자는 연금에 가입하지 않아도 되는 적용제외자로 분류된다. 석 교수는 “미래 노령세대의 노후소득 보장에는 연금이 중심적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최소 20년의 기간을 채울 때까지 연금 가입을 유지하게 하자고 했다. 2022년 10월말 기준 노령연금 평균 수급액은 58만3700원으로, 20년 이상 가입자가 받는 평균 연금은 97만9542원인 반면, 10~19년 가입자는 40만2854원으로 격차가 크다.

석 교수는 연금 크레디트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2008년 1월 1일 이후 둘째 자녀 이상을 출산(입양)한 경우 연금 받을 시점에 가입 기간을 12개월 인정해주는 출산 크레디트를 하고 있다. 이를 첫째 자녀부터 혜택받을 수 있게 확대하자는 것이다. 또 군 복무 크레디트 인정 기간을 복무 기간 전체(18개월)로 확대하고, 실업 크레디트도 최대 60개월로 늘리자는 게 석 교수 주장이다. 양육·간병 크레디트를 새로 도입해 각 1자녀, 1인당 12개월씩(상한은 각 36개월, 24개월)을 얹어주자고 했다.

서울 국민연금공단 송파지사 상담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국민연금공단 송파지사 상담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다층 노후소득 보장 체계로 기본 보장 달성”

석 교수는 노후의 적절한 소득을 보장할 수 있도록 소득 계층별로 차등화된 다층적인 노후 소득 보장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금만으로 노후 소득 보장이 불충분한 만큼 기초연금과 퇴직연금 등 다른 보장체계를 강화하잔 것이다. 중·상층은 법정퇴직연금 등을 포함해 최저소득보장을 달성하고, 저소득층은 최저소득보장을 위해 최저보증연금과 같은 보충소득제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기초연금은 현행대로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주되 저소득 노인에게 일정 수준의 최저소득을 보장하도록 구조를 바꾸자고 했다. 하위 20%에 50만원, 하위 20~40%에 40만원, 하위 50~70%에 30만원 식으로 소득계층별로 차등기초연금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스웨덴처럼 최저보증연금으로 변형하면 빈곤율을 낮출 수 있고 향후 급증하는 제도부양비에 대해서도 지속가능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퇴직연금이 실질적인 노후소득 보장의 일부분 담당하도록 수익률을 높이고 일부는 국민연금 보험료 부담분으로 전환하자고 했다.

“연금 보험료, 12% 인상 후 단계적 20%까지 인상”

한편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선 연금보험료를 올해 3% 포인트 올린 12%로 인상하고 이후 매년 1% 포인트씩, 2031년 20%까지 단계적으로 올리자고 했다. 석 교수는 “모수개혁 없는 구조개혁은 있을 수 없다”라며 “연금개혁 비전에 모수개혁을 잘 이해시키고 납득시킬 수 있는 정치적 타당성에 대한 자신감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원본부. 뉴스1.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원본부. 뉴스1.

석 교수는 세금을 신설해 국고를 투입하자고도 주장했다. 부가가치세 기반의 사회보장세를 목적세로 도입하자는 것이다. 석 교수는 이유로 “고령층도 사회보장 재원에 기여할 수 있다”라며 “세대부양 연금이 아니라 사회연대 연금이 되고 인구구조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적극적으로 사적연금을 활용해 노후 빈곤을 해소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퇴 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의 노후 소득대체율(60%)을 달성하기 위해 사적연금 적립률이 연 소득의 15% 수준이 돼야 한다는 게 정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연 소득의 6.7%를 사적연금에 추가로 적립하고 중도인출 없이 연평균 4%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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