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축구 레전드 위르겐 클린스만 전 미국축구대표팀 감독이 파울루 벤투 감독의 후임으로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로이터=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파울루 벤투(54·포르투갈) 전 축구대표팀 감독 후임으로 독일 축구 레전드 위르겐 클린스만(58) 전 미국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축구협회는 27일 “클린스만 감독에게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면서 “계약 기간은 3월부터 오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까지 3년 5개월”이라고 밝혔다. 양측 합의에 따라 연봉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2월23일 B6면 보도〉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 주 중 입국해 축구대표팀 감독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A매치 데뷔전은 다음 달 24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친선 경기다. 축구협회는 조만간 새 감독을 보좌할 코칭스태프 구성에 나선다.
클린스만 감독은 협회를 통해 전한 인사말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을 맡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다”면서 “한국 축구가 오랜 시간 끊임없이 발전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전임 벤투 감독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지도자들의 뒤를 잇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다가오는 아시안컵과 2026년 월드컵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과 미국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AFP=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은 현역 시절 ‘전차군단’ 독일의 간판스타로 활약한 레전드 공격수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과 1996년 유럽선수권에서 전차군단의 최전방을 책임지며 우승을 이끌었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한국과 조별리그에서 만나 2골을 넣으며 태극전사에 뼈아픈 패배(2-3)를 안기기도 했다.
은퇴 후 지도자로 거듭난 그는 지난 2004년 독일대표팀을 맡은 뒤 2006 독일월드컵 3위에 올랐다. 2011년부터는 미국대표팀 감독을 맡아 2013년 북중미챔피언십 우승,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16강 등의 성적을 냈다.
협회 관계자는 “연봉 및 계약 기간 등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과 일찌감치 의견 조율을 마쳤다. 재임기간 중 국내 거주 여부가 마지막 관건이었다”면서 “한국 축구의 정서와 문화에 관해 설명을 들은 클린스만 감독이 흔쾌히 국내 거주를 약속해 계약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영입을 주도한 마이클 뮐러 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축구대표팀 새 감독 선임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전문성 ▲경험 ▲동기부여 ▲팀워크 ▲환경적 요인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이 중 환경적 요인에 대해서 뮐러 위원장은 “재임기간 국내 거주 여부를 중요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을 주도한 마이클 뮐러 대한축구협회 대표팀전력강화위원장. 뉴스1
클린스만 감독은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리더’로 평가받는다. 독일 일간지 디벨트는 과거 “독일대표팀 사령탑 시절 클린스만 감독은 열린 운영으로 호평받았다”면서 “전술과 피지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 부문의 전문가를 코칭스태프에 포함시켜 단점을 보완했다.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여는 마음가짐은 클린스만의 리더십을 빛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대표팀을 이끌 당시 자신은 선수 선발 및 관리에 집중하고 전술적인 부분은 요아힘 뢰프 당시 수석 코치에게 일임해 분업화를 이뤘다.
한편 뮐러 위원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을 설명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