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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기 ‘칼자루’ 쥘 수퍼위원회 뜬다…신설될 중앙내무위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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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창 차기 총리 내정자가 지난해 12월 15일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리 내정자는 다음달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 14기 1차 회의에서 총리에 선출된 뒤 폐막일에 열리는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시정 방침을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신화=연합뉴스

리창 차기 총리 내정자가 지난해 12월 15일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리 내정자는 다음달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 14기 1차 회의에서 총리에 선출된 뒤 폐막일에 열리는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시정 방침을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신화=연합뉴스

중국공산당(중공)이 28일 폐막하는 제20기 2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2중전회)에서 국가안보와 사회안정 유지를 책임질 ‘중앙내무위원회’(가칭)의 신설 등을 담은 당·국가 기구 개편안을 심의 확정한다. 중공은 이번 기구 개편을 통해 국내 치안을 담당하는 공안부와 정보 기구인 국가안전부를 정부(국무원)로부터 인계 받아 사회안정을 직접 챙길 방침으로 알려졌다.

27일 성도일보 보도 등을 종합하면 신설되는 중앙내무위는 공안·경찰·법원·검찰·감옥 등 법 집행을 총괄하는 기존의 중앙정법위와 지난 2014년 출범한 국가안전위를 통합하는 권력기구다. 국가안전위는 미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모델로 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앙내무위는 이보다 훨씬 막강한 기능의 수퍼위원회가 된다. 치안뿐 아니라 공안·이민·호적·교통·대테러·반(反)간첩·사회조직관리 등을 총괄하며 국가 안보와 사회 안정 임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이번 개편을 위해 중공은 지난해 20차 당 대회 정치보고에 “국가안보의 체계와 능력을 현대화하는 방안”을 별도 챕터로 나눠 구체적인 방안을 규정했다.

이로써 지난 10년 동안 장쩌민(江澤民) 주석의 상하이방이 차지했던 중앙정법위의 ‘칼자루[刀把子·다오바쯔]’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10년 만에 장악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신설되는 중앙내무위를 통해 시진핑 3기 신(新)공안 정국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23일 시진핑 3기 권력서열 1~7위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내외신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10월 23일 시진핑 3기 권력서열 1~7위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내외신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당 사무총장 인선 주목…왕샤오훙 공안부장 유력

지난 26일 개막한 이번 중공 20기 2중전회에서는 당 사무총장 격인 중앙판공청 주임 인사와 국가부주석 등 신임 국가기구 지도부 인사안도 확정한다. 오는 3월 5일 개막하는 제14기 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상무부총리 인선 예정인 딩쉐샹(丁薛祥·61) 중앙판공청 주임의 후임에는 왕샤오훙(王小洪·66) 현 공안부장 겸 중앙서기처 서기가 유력하다. 그 밖에도 지난 2015년부터 9년째 부주임을 맡아 실무에 익숙한 멍샹펑(孟祥鋒·59) 승진설과 권력 서열 5위의 차이치(蔡奇·68) 중앙서기처 제1서기가 겸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시 주석이 푸젠(福建)에 근무할 때부터 공안 계통 최측근이었던 왕이 유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일 현직 공안부장인 왕샤오훙 부장이 중앙판공청 주임에 임명될 경우 시진핑 주석 등 중난하이(中南海·중국 수뇌부 집단 거주지)의 경호 기능이 강화될 전망이다. 과거 중앙판공청 주임 겸 중앙경위국 제1서기로 마오쩌둥의 경호를 책임졌던 왕둥싱(汪東興, 1916~2015) 시대 막강했던 중앙판공청의 지위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왕둥싱은 마오 사후 화궈펑(華國鋒)과 손잡고 문혁 4인방을 축출하는 쿠데타를 일으켰다.

다음달 5일 전인대는 퇴임을 앞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5% 내외의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담은 정부업무보고를 발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폐막 날짜와 회기는 베일에 싸여있다.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총리 교체가 이뤄지는 양회(전인대와 전국정협)이기 때문이다. 역대 정부 교체가 이뤄졌던 전인대는 최단 5일(1975년)에서 최장 20일(1988년)간 개최됐다. 리커창 총리가 취임했던 지난 2013년 전인대는 13일 회기로 진행됐고 2018년엔 16일간 열리면서 국가주석 임기 제한을 폐지한 개헌을 진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올해 양회는 8일에 걸쳐 의사일정을 압축해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 홍콩 양회 대표단을 통해 흘러나온다. 덩샤오핑의 최대 정치적 유산인 집단지도체제를 사실상 폐기한 시진핑 3기 지도부에 불만을 나타내는 등 이변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15년 전 시진핑 국가부주석 투표 당시 반대 28표

이에 따라 이번 양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이미 알려진 경제 성장률 수치보다 시진핑 주석의 세 번째 국가주석직 투표 결과다. 관례에 따르면 국가주석·국가부주석·군사위 주석·전인대 상무위원장 투표를 하루에 몰아서 하고, 총리·군사위 부주석·국가감찰위주임·최고인민법원장·검찰장 인사안 표결을 그 다음날, 부총리·국무위원·각부 장관·위원회 주임·인민은행장 선출을 사흘째 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각각의 투표 결과는 그동안 전광판을 통해 찬·반·기권표 숫자를 공개해왔다.

지난 2008년 전인대에서 당시 국가부주석에 지명된 시진핑 주석은 투표 결과 찬성 2919, 반대 28, 기권 17표를 기록했다. 2003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에게 당 총서기·국가주석직만 넘기고 군사위 주석직을 넘겨주지 않았던 장쩌민 주석은 군사위 주석 선거에서 찬성 2726표, 반대 98표, 기권 122표로 찬성률 92.53%에 그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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