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서울의 한 식당 주류 냉장고에 소주와 맥주 등이 채워져 있다. 뉴스1
정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전방위 대책을 마련 중인 가운데 일부 식품·주류 업체가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입장 표명에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27일 “당분간 소주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주류 업체의 수익과 유통·판매 구조에 대한 실태 조사에 착수한다고 알려진 지 하루 만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날 “소주 가격 인상 예측으로 인해 일부 혼란이 있는 것 같다”며 “가격 인상 요인은 존재하고 있는 게 사실이나, 현재 쉽지 않은 경제 상황에서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결정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오비맥주 관계자 역시 “오는 4월 주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소주 및 맥주 등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되거나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주류업계의 소주 가격 인상 움직임을 막고자 정부가 실태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26일 서울의 한 마트에 진열된 소주 제품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주류 생산비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주세 인상을 발표하자 ‘식당에서 소주 1병을 6000원에 마시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정부는 주류 제조사에 대한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주 등 국민이 정말 가까이 즐기는 품목(의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주류 업계가 압박감을 느끼고 일제히 가격 인상과 관련해 입장 표명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풀무원샘물도 이날 생수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당초 풀무원샘물은 다음 달 1일부터 생수 출고가를 5% 올릴 예정이었으나, 이 계획을 철회하기로 하고 이를 유통사에 공지했다. 풀무원은 고물가 부담을 완화하고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