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Topic
돈 벌러 외국 간 LINE과 배민, 오겡키데스카
2년 전인 2021년 3월, 한국 IT 업계에 두 개의 커다란 출범이 있었다. 일본에서 LINE(라인)과 Z홀딩스의 경영 통합이 이뤄졌고, 글로벌 배달업체 딜리버리히어로(DH)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인수가 완료됐다. 한국 최대 IT기업(네이버)과 일본 최대 IT 기업(소프트뱅크)의 합작, 한국 스타트업(배민)의 40억 달러 규모 엑시트(exit), 모두 한국 IT 기업사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논란도 뒤따랐다. 누군가는 거인에 백기 든 투항이라 했고, 누군가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탄 진출이라고 했다. 누군가는 시장을 키울 거라 봤고, 누군가는 시장을 해칠 거라 봤다.
꼭 2년이 지났다. 그 기대와 우려는 어떤 현실로 돌아왔는지, 시장은 건강해졌는지 혹은 왜곡됐는지, 내걸었던 비전은 성취되고 있는지 짚어볼 때다. 앞으로 한국 사회와 경제가 이런 일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할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목차
1. LINE과 배민의 선택, 현실·기대·우려
2. 가랏, 신중호!
3. 네이버와 소뱅에 Z홀딩스는
4. DH의 예쁜 자식 배민, 그런데 효도만 할 텐가
5. 김봉진의 우아DH아시아는?

그래픽=한호정
1. 라인과 배민의 선택, 현실·기대·우려
네카라쿠배의 ‘네’와 ‘배’는 커다란 누군가의 손을 덥석 잡았다. 2019년 하반기 엇비슷한 시기에 들려온 라인-Z홀딩스 경영통합, DH-배민 인수 소식의 공통점이다. 두 사건의 의미는 뭐였고, 이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얼마나 들어맞았나.
◦ 어제의 경쟁자, 오늘의 동업자: 두 사건은 각각 내수 플랫폼 기업과 토종 스타트업의 출구찾기 몸부림 끝에 나온 결정이다. 라인은 일본 메신저 시장에서, 배민은 한국 배달 시장에서 각각 1위에 올랐으나 수익화는 요원했다. 돈을 벌려면 라인은 무료 메신저를 기반으로 간편결제·커머스를 키워야 했고 배민은 배달 점유율을 압도적 수준으로 높여야 했다. 이 과정에서 각각 경쟁자(야후의 페이페이, DH의 요기요)와 마케팅비 출혈 경쟁을 벌였으나 오래 버틸 순 없었다. 모기업(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을 깎아먹는 라인이나, 국내 인수도 IPO(기업공개) 가능성도 희박한 배민이나 출구가 절실했다. 찾아낸 길은 ‘적과의 동침’.
◦ 이해진·김봉진의 글로벌 베팅: 경영통합과 합병은 라인과 배민의 두 창업자에게 각각 글로벌 진출의 동아줄이었다. 라인은 일본 국민 메신저로 상장까지 했고 동남아 점유율도 빠르게 올라갔다. 배민의 B급 감성 마케팅은 베트남에서 반응이 오고 있었다. 글로벌에 제대로 걸어볼 시점이라고 느꼈는지, 두 창업자는 각각 소프트뱅크(야후재팬 모기업)와 DH라는 거인을 글로벌 진출 발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네이버-소프트뱅크 합작사 ‘A홀딩스’의 이해진 회장, DH-우아한형제들 합작사 ‘우아DH아시아’의 김봉진 이사회 의장은 그렇게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