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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4억 넘어도 못 구하는데…단양군 '의사 모시기' 작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충북 단양보건의료원 조감도. 단양군

충북 단양보건의료원 조감도. 단양군

응급의학과 3∼4명 전문의 채용 계획 

충북 단양군이 내년 5월 개원을 앞둔 단양보건의료원 의료진 확보를 두고 벌써 고심하고 있다. 최근 4억원이 넘는 연봉을 제시하고도 응급실 전문의를 모두 채용하지 못한 속초의료원 사례가 남 일 같지 않아서다.

27일 단양군에 따르면 단양보건의료원은 보건소 진료 기능을 흡수해 8개 진료과목을 운영할 예정이다. 오는 7월 준공 후 본격적인 개원 준비에 들어간다. 기존 5개 과목(일반진료·치과·산부인과·안과·한의과) 이외에 응급의학과·외과·소아과(또는 영상의학과)를 추가한다. 응급의료 수요에 맞춰 응급의학과를 신설하는 것이 주요 과제다.

응급의학과에 전문의 3∼4명을 두고 24시간 가동하는 것이 단양군 구상이다. 다른 진료과목은 공중보건의와 외부 출장 의사로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의사들의 지방 근무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응급의학 전문의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강원 속초의료원 사이트에 올라 온 축소운영 안내문.

강원 속초의료원 사이트에 올라 온 축소운영 안내문.

인맥 총동원해 '의사 모시기' 나설 계획

단양군은 출향인사 인맥 활용과 외부 의료기관을 상대로 다각적인 접촉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어 오는 10월 모집 공고를 내 전문의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단양군은 의료원을 직접 운영할지, 위탁 운영할지도 외부기관에 의료한 용역 결과가 나오면 결정해야 한다. 위탁 운영을 하더라도 당장 위탁기관을 찾기도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봉직 의사 구인에 대비해야 할 상황이다.

단양군 관계자는 “응급실 전문의 고용을 위해 4억원대 연봉을 제시했는데도 채용을 다 못하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의사를 구할 수 있는지 고민이 더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앞서 단양군은 의료원 도립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30병상 규모 단양의료원이 도립의료원 병상 기준(300석)을 충족하기 어려워 사실상 도립화는 무산됐다. 단양군은 의료원이 개원하면 연간 운영비가 50억∼60억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단양지역 의료 수요 여건을 볼 때 연간 적자만 30억∼40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단양군 인구는 2만7000여명이다.

보건복지부 지역거점공공병원 알리미 채용정보에 올라와 있는 속초의료원 채용공고.

보건복지부 지역거점공공병원 알리미 채용정보에 올라와 있는 속초의료원 채용공고.

'전문의' 못 구해 '전공의'로 확대

이런 가운데 속초의료원은 응급실 정상화를 위해 다음 달 6일을 마감일로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 3차 모집공고를 냈다. 3차 공고에서는 자격요건을 기존 의사면허·응급의학과 전문의 자격증 소지자에서 응급의학과 전공의 4년 수료자까지로 확대했다. 전문의 연봉은 2차 공고 때와 같다. 전공의는 별도 협의해서 지급할 예정이다.

다행히 의사 부족으로 단축 운영 중이던 운영 체계는 27일부터 조정됐다. 그동안 응급실이 운영되지 않았던 월ㆍ화ㆍ수요일은 주간(오전 9시∼오후 4시) 진료가 재개된다. 목ㆍ금ㆍ토ㆍ일요일은 기존과 같이 주ㆍ야간 정상 운영된다. 다만 3월 1일은 응급실이 운영되지 않고 같은 달 4일과 5일에는 야간응급실이 운영되지 않는다.

이처럼 운영체계가 조정된 것은 병원 내 다른 과목 전문의가 응급실 진료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편 속초의료원은 응급실 전문의 5명 가운데 지난달 2명이 퇴사한 데 이어 이달 말 1명이 추가로 퇴사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응급실을 지난 1일부터 주 4일만 운영해왔다.

부족한 전문의 채용에 나섰지만 지난 6일까지 진행한 모집 공고 기간 응시자가 없었다. 이에 연봉 상한선을 4억2400만원으로 올린 뒤 지난 6일부터 21일까지 2차 모집공고를 냈다. 2차 공고에서는 3명이 응시, 서류전형과 면접을 진행했으나 서류전형 합격자 2명 가운데 1명이 면접을 포기하는 바람에 결국 1명만 확보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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