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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023] "빅테크에 뺏긴 고객 AI로 되찾아 오겠다"…SKT의 AI 빅픽처

중앙일보

입력

26일(현지시간) MWC2023이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관의 외부 모습. 올해 주제인 '속도'(velocity) 현수막이 걸려있다. 권유진 기자

26일(현지시간) MWC2023이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관의 외부 모습. 올해 주제인 '속도'(velocity) 현수막이 걸려있다. 권유진 기자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이 '내일의 기술을 실현하는 오늘의 속도(Velocity)'를 주제로 27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다.올해 MWC는 참가 기업의 규모 면에서 코로나19 이전의 수준을 회복했다. 전 세계 200여개국의 2000개 이상 업체·기관이 참여해 약 8만 명이 모일 예정이다.

개막 하루 전인 26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바르셀로나 미라마르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K텔레콤의 AI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그는 “인공지능(AI) 회사로의 전환을 처음 발표했을 때는 망망대해에 돛단배를 띄운 느낌이었는데, 3∼4개월 만에 챗GPT라는 순풍이 불고 있다”며 “큰 범선이 옆으로 지나가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지난해 11월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그는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초거대AI 기반 서비스를 내놓는 지금 경쟁의 파도가 본격적으로 몰아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26일 오후(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호텔 미라마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산업과 사회 전 영역의 AI 대전환 선도하겠다는 'AI 컴퍼니'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26일 오후(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호텔 미라마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산업과 사회 전 영역의 AI 대전환 선도하겠다는 'AI 컴퍼니'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유 대표는 이날 ‘범선이 옆을 지나가도 중심을 잃지 않을’ 3대 전략을 공개했다. 우선 대화형 AI 서비스 ‘에이닷’(A.)을 수퍼앱으로 키워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K-AI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함께 산업 전반을 혁신하며, 통신·미디어 등 통신사의 기존 핵심 사업에도 AI를 접목해 경쟁력을 끌어 올린다는 것. 그는 “AI 서비스를 이용하면 레거시(빅테크) 서비스를 건너뛰고 바로 고객과 접촉할 수 있다”며 “고객과의 접점을 빅테크에 많이 뺏겼는데 이를 되찾아 오겠다”고 말했다.

① AI 컴퍼니 중심은 ‘에이닷’

최근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 열풍이 거센 가운데 유 대표는 에이닷(A.)을 고객·기술 영역의 핵심 서비스로 꼽았다. SKT는 지난해 5월 한국어 거대 언어모델로 훈련한 AI 비서 ‘에이닷’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재 누적 가입자는 100만명. 유 대표는 “챗GPT를 비롯해 놀라운 기술력을 뽐내는 AI가 등장하고 있지만, 고객에게 제대로 다가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AI 기술이 등장했을 뿐 완벽한 AI 서비스가 등장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5월 선보인 AI 비서 에이닷.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이 지난해 5월 선보인 AI 비서 에이닷. 사진 SK텔레콤

챗GPT와의 차별점으로는 정보 제공(지식 대화)을 뛰어 넘어 소비자와 감성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감성 대화’와 요청을 실행까지 하는 ‘목적 대화’를 꼽았다. 영화 허(Her)의 ‘사만다’와 영화 아이언맨의 비서 ‘자비스’를 결합한 모델이다. 유 대표는 “감성 대화를 할 때 고객은 진정한 데이터를 AI에 제공하며, 요청받은 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는 목적 대화 능력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SKT는 에이닷의 역량을 글로벌 통신 사업자들과 공유해 파급력을 키울 예정이다. 통신사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해 각국 통신사에 제공, 서비스 규모를 키운 뒤 글로컬(지역 특성을 살린 세계화)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유 대표는 “각 나라의 통신 사업자들과 협업해 특화된 플랫폼을 만들어 각 문화나 언어에 맞춰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② AI 반도체·협업툴 망라한 ‘K-AI 얼라이언스’

이날 기자간담회 현장에는 ‘팬텀AI’ ‘SK사피온’ ‘베스핀글로벌’ ‘몰로코’ ‘코난테크놀로지’ ‘스윗’ 등 국내외 AI 스타트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유 대표는 “한국의 AI 기반이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실리콘밸리의 한국계 스타트업들을 만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자고 결의했다”며 K-AI 얼라이언스를 소개했다.

K-얼라이언스에 참석한 조형기 팬텀AI 대표(왼쪽부터), 류수정 사피온 대표,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유영상 SKT 사장, 안익진 몰로코 대표, 양승현 코난테크놀로지 CTO, 이주환 스윗 대표, 조수원 투아트 대표. 사진 SKT

K-얼라이언스에 참석한 조형기 팬텀AI 대표(왼쪽부터), 류수정 사피온 대표,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유영상 SKT 사장, 안익진 몰로코 대표, 양승현 코난테크놀로지 CTO, 이주환 스윗 대표, 조수원 투아트 대표. 사진 SKT

유 대표가 구상하는 AI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는 기존 GPU를 뛰어넘는 AI 반도체다. 유 대표는 “지난해 투자금 800억원을 바탕으로 SKT 계열사로 분사한 사피온은 현재 기업 가치가 5000억원”이라고 말했다. SKT가 준비 중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나 자율주행에도 AI 반도체는 필수다. AI 솔루션 업체 팬텀AI의 조형기 대표는 “자율주행이 레벨4,5로 올라가면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강력한 AI 반도체가 필요하다”며 “사피온의 AI 반도체, SKT의 비전AI 기술과 협력한다면 자율주행 AI 솔루션의 강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류수정 SK사피온 대표는 “차세대 AI 반도체인 X330을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전 모델인 X220 대비 4배 이상 성능이 향상되며 챗GPT 같은 거대모델 처리에서 높은 효율과 성능을 보였다”고 말했다.

MWC 2023 개막을 이틀 앞둔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 내 설치된 SK텔레콤 전시관에서 현지 관계자들이 조비 에비에이션의 기체를 기반으로 제작한 실물 크기의 도심항공교통(UAM) 모형을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MWC 2023 개막을 이틀 앞둔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 내 설치된 SK텔레콤 전시관에서 현지 관계자들이 조비 에비에이션의 기체를 기반으로 제작한 실물 크기의 도심항공교통(UAM) 모형을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③ 통신ㆍ미디어도 AI발 혁신

SKT는 모바일·미디어·구독 등 통신사의 핵심 사업의 경쟁력도 AI로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에이닷을 이용해 구독 멤버십 관련부터 미디어, 단말기 구매 등을 서비스하겠다는 구상이다. 유 대표는 “ AI 통신 사업자의 궁극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특히 통신사업 관련 데이터 외에, 제휴사의 데이터를 결합해 ‘AI 기반 오픈형 구독 커머스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정교하게 개인화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추천하고, 제휴사가 이 수요에 제때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이다.

유 대표는 “AI 혁신은 AI to Everywhere(AI를 모든 곳에), 즉 SKT의 AI 역량을 고객의 일상에 구현하는 것”이라며 “모든 고객이 AI를 누릴 수 있는 AI for Everyone(모두를 위한 AI)의 세상을 만드는 게 SKT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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