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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예상보다 빠른 2분기 회복...수출·관광객·물가, 韓 영향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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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올해 한국의 기준금리 향방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국내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대중 수출 의존도나 중국 관광객 효과를 고려하면 한국 경제에 청신호인 건 분명하다. 다만 그 효과가 예전 같지 않을 수 있다거나 오히려 물가 상승을 부추겨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3일 향후 중국 리오프닝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해 추가 인상의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 2분기부터 회복세 빨라질 듯

26일 한은 등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지난해 말 코로나 재확산으로 바닥을 찍고 2분기 들어 빠르게 회복될 전망이다. 당초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살아날 거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시기가 좀 더 앞당겨졌다. 중국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로 넉달 만에 기준선인 50을 넘었다. PMI가 50보다 크면 경기가 살아난다는 의미다. 비제조업(서비스업) PMI도 지난해 12월 39.4까지 떨어졌다가 1월 54.0으로 깜짝 반등했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에서 “2월 들어 중국 대도시 지하철 이용객 수, 교통체증지수(100대 도시) 등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했다”며 “방역조치 해제와 정부의 정책지원 등에 힘입어 소비가 살아나면서 경기회복세가 점차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부동산 경기 부진, 대외수요 둔화 등 회복속도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들이 잠재해 있다고 내다봤다.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관건은 중국 경제가 어느 방향으로 회복하느냐다. 한국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면 중국은 이를 가공해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중국이 투자와 수출 중심으로 성장한다면 한국에도 큰 도움이 된다.

중국 경제 살아나면 반도체 수출 도움

특히 반도체 수요가 늘어 무역 적자가 개선될 거란 기대가 많다. 반도체는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으로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한다. 이 반도체의 55%가 중국으로 향한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 달러 적자로 월간 기준 최대 적자 폭을 기록했다. 2월(1~20일)에도 수입 규모가 수출을 웃돌면서 59억8700만 달러 적자가 쌓였다. 원인을 보면 반도체와 중국 요인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2월 1~20일 반도체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3.9% 줄었고, 대중국 수출은 22.7% 감소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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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분기부터 중국 경제가 회복하면 한국의 수출 물량은 0.55%포인트 늘고,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16%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소비나 부동산 등 내수 위주로 성장한다면 중국 관광객 효과에 기대야 한다. 이 총재는 “중국 경제 회복이 과거와 달리 투자재가 아닌 소비재 중심으로 회복되면, 중국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우리나라가 예전만큼 효과를 볼 수 있겠나 하는 걱정이 있다”며 “과거에는 중국 경제가 1% 올라가면 우리나라 성장률엔 0.2~0.25% 정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봤는데, 이번에는 보수적으로 그것의 반 정도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내 고용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는 적지 않다. 한은이 예상하는 올해 중국 관광객 규모는 195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약 600만명)의 33% 수준이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 100만명당 우리 경제성장률(GDP)은 0.08%포인트 오른다. 중국 관광객 규모가 2019년의 3분의 1 수준만 회복해도 산술적으로 0.16%포인트의 성장률 제고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이는 한은이 예상한 올해 경제성장률(1.6%)의 10%에 해당한다.

유가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핵심 변수

문제는 리오프닝이 진정 기미를 보이는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았던 국제 원유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데 중국 수요로 또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주요 기관들은 중국 경제 회복을 근거로 원유 수요 전망치를 연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유가는 수요 둔화 우려와 중국 리오프닝 기대가 교차하면서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으나 향후 러시아 원유공급 상황과 중국 경제의 재개 양상에 따라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일단 올해 연평균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 전망치를 84달러로 지난해 11월보다 9달러 낮췄다. 하지만 우려한 대로 중국이 유가를 끌어올리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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