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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따로 또 같이…각양각색 2023 초등학교 졸업식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 방역수칙은 완화됐지만, 지난해 이태원 참사 등으로 인해 대인원이 모이는 상황에 대한 우려는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올겨울 치뤄진 초등학교 졸업식이 각양각색인 이유죠. 그럼에도 비대면보다는 대면으로 직접 만나 친구들과 아쉬움을 나누고 초등학교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기념한 경우가 많았어요. 웃고 울며 6년간의 초등학생 생활을 마무리한 소중 학생기자단이 2023 졸업식 이야기를 보내왔습니다. 이제부터 펼쳐질 독자 여러분의 새로운 학교생활을 소년중앙이 응원해요.

인생 2번째 졸업식, 친구들과 함께해 큰 행운   

2023년 2월 10일, 저의 두 번째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드디어 중학교에 간다니 설렜지만 6년간 정든 학교를 떠나는 것은 꽤 힘들고, 끝이라니 허무하기도 했죠. 그야말로 설렘 반 아쉬움 반이었어요. 친구들에게도 심정을 물어봤는데, “6년의 긴 학교생활을 함께했는데 졸업으로 친구들이 흩어지게 돼 서운하다” “학교를 떠나보내야 해 많이 슬프다” “미련은 없다” “조금 더 학교에 가고 싶다” 등 다양한 마음이 있었죠.

부모님과 함께 졸업장 받은 순간이 특별했다고 전한 이준우 학생기자.

부모님과 함께 졸업장 받은 순간이 특별했다고 전한 이준우 학생기자.

작년 비대면 졸업식과 달리 올해는 친구들과 직접 만나 졸업식을 한 건 큰 행운이었어요. 졸업가운을 입고 부모님 중 한 분과 함께 입장해 교장선생님께 졸업장을 받는 특별한 순서도 있었죠. 6년 동안 수고하신 부모님께 쓴 손편지도 드렸고요. 졸업장과 함께 ‘희망상’도 받았어요. 희망상은 6년간 각자 노력과 장래희망을 바탕으로 선생님이 만들어주셨죠. 참, 울 거라는 예상은 정확했어요. 선생님들께서 직접 만든 특별영상을 보자 지금까지 6년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며 “아! 이제 초등학교도 ‘끝’이구나!”라는 생각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죠. 울지 않는 친구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순서는 교가 제창이었어요. 제 인생 마지막 초등학교 교가라고 생각하고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힘차게 불렀죠. 2절 시작 때 반주가 끊기는 사고가 있었지만 우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큰소리로 무반주로 불렀답니다. 그렇게 기립박수와 함께 끝내고 싶지 않았던 졸업식이 끝났죠. 그 어떤 것에도 ‘마지막’이 있죠. 영원할 것 같아도 ‘마지막’은 있어요. 저는 인생에 있는 초등학교의 ‘마지막’을 경험했습니다. 이 경험이 저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줄 테니 ‘마지막’을 두려워 말고 온몸으로 느껴보자고 생각했죠.

초등학교 졸업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남긴 친구와 함께. 준우(왼쪽) 학생기자는 행복하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초등학교 졸업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남긴 친구와 함께. 준우(왼쪽) 학생기자는 행복하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중학교에 대한 걱정도 많았어요. ‘왕따당하면? 적응 못 하면? 친구 없이 혼자 다니면 어떡하지?’ 사실 너무 과한 걱정이었죠. 올해 6학년이 된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중학교, 너무 걱정하지 말고, 그저 즐거운 일만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들어갈 때랑 똑같다고 생각하면 돼. 그럼 또 초등학교랑 중학교는 다르죠! 할 테지만, 생각해봐. 유치원에서 배운 거라곤 덧셈이랑 한글, 친구 사귀는 법밖에 없는데 초등학교 와서 잘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너무 기죽지 말고 진짜로 행복한 생각만 하고 살아!”

끝으로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친구들아! 6년 동안 힘든 일, 슬픈 일도 많았지만 우리 행복한 일만 생각하며 잘 마무리하자. 나중에 행복한 일만 생각하며 다시 만나자!”
-이준우(서울 상명사대부초 6) 학생기자

담임선생님 격려에 감동…후회 없는 6년 

제가 다닌 인천신정초등학교에서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완화됐지만 졸업식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어요. 또 지난해 이태원 참사 이후 대규모 소집에 대한 우려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졸업식이 진행된 강당에는 부모님 중 한 분만 참석할 수 있었죠. 나머지 가족은 학생들의 교실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졸업식에 참석했습니다.

졸업식은 신정밴드부와 오케스트라의 공연으로 시작됐죠. 멋진 공연 뒤로 내빈 소개와 교장선생님의 졸업 축하 덕담이 이어졌어요. 신정초 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졸업장 수여식이었습니다. 전교생 262명 모두 한 명 한 명 차례대로 단상에 올라가서 교장선생님께 졸업장을 받았죠. 그때마다 강당 중앙에 설치된 스크린에 졸업장을 받는 사람의 사진과 이름, 장래희망 그리고 좌우명이 나왔습니다. 마지막 순서로는 졸업식에 참석한 학부모님께 감사의 편지와 학사모 전달을 했어요. 이것으로 졸업식은 모두 끝이 났습니다.

노주하 학생기자는 초등학교서 한 다양한 활동 전부가 추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노주하 학생기자는 초등학교서 한 다양한 활동 전부가 추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각 반 담임선생님들께서 한 명 한 명 빠짐없이 안아주시고 졸업을 축하해 주시고 앞날을 격려해 주신 순간이에요. 선생님의 포옹과 격려 말씀으로 눈물이 왈칵 쏟아졌죠. 지난 1년 동안 담임선생님과 반 친구들과 함께 맨발걷기, 국학기공 대회, 치어리딩 발표 등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요. 그 모든 게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내년 이맘때, 졸업을 맞이할 소중 친구들에게 친구들과 최대한 많은 추억을 쌓고 초등학교 마지막인 6학년, 후회 없는 학교생활을 하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노주하(인천 신정초 6) 학생기자

“이젠 안녕” 웃으며 마지막 추억 만들어 

소중 친구 여러분은 졸업식 하면 '끝'이라는 생각이 드나요? 저는 졸업식 전날까지도 끝이라는 느낌이 나지 않았고, 제가 졸업을 한다는 사실을 전혀 실감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막상 졸업식 당일이 되니까 이제 초등학교에서의 인생은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학교에 가면 또 새롭게 시작하겠지만 그래도 '졸업'을 한다니 너무 슬펐죠. 6년 동안 같이 지내던 친구들, 그리고 추억들...이 모든 게 이제 기억 속에만 남아있게 되어 너무 아쉽고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박민아 학생기자는 졸업가로 ‘이젠 안녕’을 부르며 친구들 과의 헤어짐을 실감했다.

박민아 학생기자는 졸업가로 ‘이젠 안녕’을 부르며 친구들 과의 헤어짐을 실감했다.

학교 강당이 공사 중이기도 하고, 코로나19 우려가 있어 각 반 교실에서 졸업식을 진행했어요. 마지막 순서는 졸업가 부르기였습니다. 공일오비의 '이젠 안녕'이라는 노래였죠. 예전에 들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멜로디가 좋다, 했었는데 졸업식 날 부르니까 마음이 울적해지고 노래 제목과 같이 친구들과의 헤어짐이 실감 났습니다. 때로는 싸우고, 화해해서 같이 즐겁게 놀 때도 있었고 그런 일이 다 추억으로 쌓였다는 것이 위로가 됐죠.

운동장에 설치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많이 찍으면서 이별에 대한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친구들과의 '마지막' 추억이 이렇게 아름답게 끝나서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동안은 별것 아닌 게 추억은커녕 귀찮았는데, 헤어지니까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다 추억이었다는 생각에 예전에 더 잘해줄걸, 하는 생각도 들었죠. 노래 가사처럼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라고, 친구들과의 마지막 날을 눈물로 채우는 것보단 좋은 모습으로 남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애써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었죠. 사진을 다 찍고 나니까 그제야 친구들도 '마지막'이라는 것을 느꼈나 봐요. 친구들과 함께 운동장과 학교를 돌면서 아쉬움을 떨어뜨렸습니다.
-박민아(서울 버들초 6)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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