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성수동을 찾는 사람이라면 이곳을 모를 수 없을 겁니다. ‘문구 덕후’들의 성지라는 ‘포인트오브뷰(Point Of View)’입니다. 종이와 필기구 등 문구류는 물론 오브제까지 경험할 수 있는 편집숍입니다.
건물 2층에서 셋방살이처럼 시작한 ‘포인트오브뷰’는 1층에 있던 카페 ‘오르에르’가 없어지면서 3개 층의 건물 전체를 사용하게 됐습니다. 공간을 들여다보고 공간의 기획자 김재원 대표를 만났습니다. ‘포인트오브뷰’ 외에도 ‘자그마치’ ‘오르에르’ ‘LCDC’ 등을 성수동에서 선보여 온 그는 성수동의 개척자라 불릴 만한 인물입니다.

빨간 벽돌이 주는 성수동 특유의 느낌이 공간 인테리어까지 이어진다. 사진 포인트오브뷰
도구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흔히 ‘창작의 도구’라고 하면 예술가나 디자이너가 쓰는 물건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포인트오브뷰의 김재원 대표는 예술뿐 아니라 대부분의 영역에서 창의성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의 관점에 따르면 저녁 메뉴를 구성하는 것도 일종의 창의적인 일입니다. 메인 메뉴는 무엇인지, 어떤 반찬을 곁들일지, 어떤 그릇에 담을 건지, 모두 창작의 영역이라는 말이죠. ‘포인트오브뷰’는 이런 관점과 시각으로 도구를 바라봅니다.
김 대표는 목적에 따라 도구를 살 수 있는 곳은 많지만, 새로운 도구를 제안하고 창의성에 불을 지필 수 있도록 하는 곳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때문에 포인트오브뷰의 브랜드 철학을 만들 때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제품을 제안합니다. 바로 ‘실질적 도구’와 ‘산책적 도구’입니다.

리뉴얼을 거쳐 3개 층으로 돌아온 포인트오브뷰 성수. 사진 포인트오브뷰
‘실질적 도구’는 펜과 노트처럼 실제 창작에 사용되는 것들을 일컫습니다. ‘산책적 도구’는 창작을 하기까지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를 말합니다. 감각을 깨워주는 아름다운 오브제와 좋은 향, 생각을 정리해 주는 커피 한 잔…. 영감을 주는 도구가 그것이죠.
그래서 포인트오브뷰는 섬세한 큐레이션을 선보입니다. 이곳에선 제품을 선택할 때 ‘창작의 장면에 어떤 도구가 함께 놓여 있는가’를 생각한다고 합니다. 마트처럼 제품별로 늘어놓는 방식은 지양합니다. 펜은 펜끼리 한 곳에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1~3층에 모두 펜을 배치하는 거죠. 펜이라는 한 종류의 제품도 여러 관점으로 보겠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