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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알던 '백자' 잊어라…이건희 기증품도 나온 '명품 전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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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부터 리움미술관에서 열리는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시장 전경. [사진 이은주문화선임기자]

28일부터 리움미술관에서 열리는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시장 전경. [사진 이은주문화선임기자]

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시장 전경. [사진 리움미술관]

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시장 전경. [사진 리움미술관]

그동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백자'는 잊어야 한다. 백자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물론 상상력 역시 많이 부족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28일 개막할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전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28일 개막 '조선의 백자..'전시 #국내외 명품 백자 185점 소개 #이건희 회장 기증품 6점도 포함 #리움 소장품 국보 1점 등 42점

리움미술관은 조선백자 명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 개막을 앞두고 24일 기자들에게 전시를 먼저 공개했다. 전시에 나온 백자는 총 185점. 이중 국보 10점과 보물 21점 등 국가지정문화재만 31점에 이른다. 국가지정문화재 총 59점 중 절반 이상이 이번 전시에 나온 것이다. 일본에 소재한 수준급 백자 34점도 이 전시를 위해 물 건너왔다. 조선백자 명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최대 규모 전시다.

국내외 명품 백자 185점 총출동 

리움미술관 '조선의백자 군자지향'전 1부 전시장. 국가지정문화재 31점 등 명품 백자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사진 뉴시스]

리움미술관 '조선의백자 군자지향'전 1부 전시장. 국가지정문화재 31점 등 명품 백자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사진 뉴시스]

백자청화철제동채 초충난국문 병. 18세기. 국보. 간송미술관. [사진 간송미술관]

백자청화철제동채 초충난국문 병. 18세기. 국보. 간송미술관. [사진 간송미술관]

백자청화 운룡문 호. 18세기. 리움미술관 소장. [사진 리움미술관]

백자청화 운룡문 호. 18세기. 리움미술관 소장. [사진 리움미술관]

리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에 나온 백자철화 포도문 호. 국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진 리움미술관]

리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에 나온 백자철화 포도문 호. 국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진 리움미술관]

이번 전시는 리움미술관이 2004년에 개관한 이래 도자기만을 주제로 기획한 첫 특별전. 2021년 고 이건희(1942~2020)회장 유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작품 중 6점도 이번 전시에 나와 눈길을 끈다. '이건희 컬렉션'의 본산인 리움미술관 소장품은 국보 1점 등 42점이다. 1세대 컬렉터인 삼성 창립자 고 이병철(1910~1987) 회장부터 이건희 회장에까지 뚝심으로 이어진 도자기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최고의 조선백자 42점이 한눈에 펼쳐지도록 배치한 1부 전시장이다. 국가지정문화재 31점, 대형 달항아리 3점, 해외 소장 백자 8점 등이 여기 놓였다. 리움미술관 소장품인 국보 백자 '백자상감 연화문 묘지 일괄'(15세기)도 여기서 볼 수 있다. 조선 초기 4품 관리의 아내였던 정씨의 행적을 기록한 묘지, 이와 세트를 이루는 편병과 잔, 잔 받침으로 구성된 보기 드문 작품이다.

이 전시장엔 각 도자기를 360도로 감상할 수 있도록 사방이 투명한 유리 박스에 넣어 배치했다. 각 도자기가 마치 사람처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는 모습 자체가 장관이다.

한편 백자 청화, 철화·동화 백자를 모아 놓은 지하 1층  2~4부 전시장에선 이 회장 기증품 6점을 볼 수 있다. 철화와 동화는 각각 철과 동 안료를 사용해 그림을 그려 넣은 백자를 말한다.

백자청화 연화당초문 병(15세기). 작지만 형태와 문양이 아름답다. [사진 리움미술관]

백자청화 연화당초문 병(15세기). 작지만 형태와 문양이 아름답다. [사진 리움미술관]

이건희 기증품 중 하나인 백자철화 매죽문 병. 17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진 리움미술관]

이건희 기증품 중 하나인 백자철화 매죽문 병. 17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진 리움미술관]

백자동화 국화호접문 소호. 국화와 나비가 그려진 작은 항아리. 이건희 회장 기증품. [사진 리움미술관]

백자동화 국화호접문 소호. 국화와 나비가 그려진 작은 항아리. 이건희 회장 기증품. [사진 리움미술관]

백자철화 매죽문 발. 16세기. 초기 백자의 예스러운 격이 잘 드러나 있다. [사진 리움미술관]

백자철화 매죽문 발. 16세기. 초기 백자의 예스러운 격이 잘 드러나 있다. [사진 리움미술관]

이 회장 기증품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높이 18㎝의 백자청화 연화당 초문 병(15세기)이다. 리움미술관이 이번 전시 개막과 함께 발간한 도록에 따르면 "매우 드물게 보이는 조선 초기 청화백자 병"이다. 어깨에는 간략한 덩굴 문양 띠가, 몸체 중앙에는 연꽃과 덩굴이 그려져 있다. 리움미술관 측은 "작지만 당당한 형태에 청화 안료로 표면을 장식한 모습이 아름다우며, 이런 화병은 전해지는 예가 매우 드물어 더욱 중요한 작품"이라고 전했다.

백자철화는 정겨우면서도 소박한 정취를 담고 있는 작품들이 많다. 백자철화 매죽문 병(17세기)은 아래로 갈수록 둥글게 부푼 물방울 형태의 몸체에 매화와 대나무를 그려 넣고 목에 세 줄의 선을 둘러 장식한 것이 특징이다.

백자철화 매죽문 발(16세기)도 있다. 겉 면 중앙에 꽃이 활짝 핀 매화와 대나무를 그려 넣었다.  백자철화 진상다병명 병(18세기 전반)은 특별한 장식 없이 몸체에 안료로 '진상다병(進上茶甁)'이라고 쓰여 있다. 왕실에서 차를 올리는 예를 행할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깔끔한 형태와 고운 빛깔에 백자의 기품이 서려 있다. 아담한 크기의 항아리에 국화를 그려 넣은 백자동화 국화호접문 소호(19세기)도 눈에 띈다. 좀 더 크기가 큰 백자동화 산수문 호(18세기)도 있다.

이번 전시엔 국내외 14개 박물관· 미술관이 동참했다. 국내 기관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부산박물관, 호림박물관, 간송미술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동국대학교박물관 등 총 8개다. 일본 기관은 6개로 도쿄국립박물관, 일본민예관, 이데미츠미술관,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 야마토문화관, 고려미술관 등이 참여했다. 전시는 5월 28일까지.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하며 관람료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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