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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의료' 한국 찾는 비용 5배 아낀다…몽골 난임여성 원격진료

중앙일보

입력

지난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차병원 난임센터에서 몽골인 환자가 화상 통화를 통해 진료를 받고 있다. 왼쪽은 최지영 산부인과 교수, 오른쪽은 몽골어 통역가 르카그베이줄람 니암서. 사진 차병원

지난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차병원 난임센터에서 몽골인 환자가 화상 통화를 통해 진료를 받고 있다. 왼쪽은 최지영 산부인과 교수, 오른쪽은 몽골어 통역가 르카그베이줄람 니암서. 사진 차병원

지난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장항동에 있는 일산차병원 5층 난임센터. 최지영 산부인과 교수가 몽골어 통역가 르카그베이줄람 니암서와 함께 카메라가 달린 모니터 앞에 앉아서 면담을 대기 중이다. 한쪽 모니터에는 몽골인 환자 A(42)씨의 모습이, 다른 한쪽에는 A씨의 증상과 진료 기록이 빼곡하게 올라와 있다. 통역가의 왼쪽 손 옆에는 ‘IVF’ ‘IUI’ 같은 의학 전문용어와 이를 몽골어로 번역한 단어가 정리돼 있다.

이날 진료는 통신 오류로 예정 시간보다 10분가량 지연된 오후 3시10분에 시작됐다. 40분간 진행된 진료에서 최 교수는 환자에게 난자와 배아(난자와 정자가 합쳐진 상태) 냉동 차이를 자세히 설명한 뒤에 “35세 이상은 임신 확률이 점차 줄어 난임 치료에 있어서 시간이 금”이라며 남편과 함께 배아 냉동을 할 것을 권유했다.

몽골 환자 진료비 5배 드는 한국행 아껴 

최 교수는 환자에게 다음 생리 전까지 배아 냉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고, e메일로 보다 자세한 안내 상황을 보내주겠다고 한 뒤 진료가 끝났다. 생리 주기나 배란 유도제와 같은 전문용어는 통역가와 한두 차례 더 대화가 오가기 때문에 진료 시간은 한국에서보다 2~3배 길다.

하지만 몽골에서는 난임‧여성 전문병원이 없어 한국을 찾는 환자가 많은데 이런 원격 진료를 통하면 비용이 5배 이상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 중 몽골인 환자는 1만7918명으로 중국‧일본‧미국‧러시아에 이어 5위였다.

ICT 기반으로 외국인이 사전상담부터 사후관리까지 가능한 차병원 모바일 플랫폼 화면. 사진 차병원

ICT 기반으로 외국인이 사전상담부터 사후관리까지 가능한 차병원 모바일 플랫폼 화면. 사진 차병원

차병원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사업을 하는 자회사 차바이오텍과 함께 해외에 사는 외국인 환자가 국내 의료진으로부터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상담부터 관리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올해 안에 개발할 예정이다. 일산차병원 진료 사례처럼 몽골의 난임·여성암 환자를 대상으로 사전·사후 상담 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외국인 환자는 이 플랫폼을 통해 사전에 문진표를 작성하고,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 궁금한 사항을 질의할 수 있다. 현지 협력병원을 방문해 화상으로 국내 의료진에게 상담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한국에서 치료받고 자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경과를 관리받을 수 있다. 차병원은 플랫폼을 활용해 난임 치료 시 현지 의사와 협진하고, 환자의 임신 성공과 안전한 출산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플랫폼의 서비스 범위를 여성 관련 진료 과목에서 중증 질환 등으로까지 건강 관리 전반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미국‧호주‧싱가포르‧일본 등 7개국에 있는 차병원 메디컬 거점 센터 81개를 활용해 대상 국가도 넓히기로 했다.

사전·사후 상담관리 플랫폼 구축 

차병원과 차바이오텍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ICT 기반 외국인 환자 사전상담·사후관리 지원사업’의 수행기관으로 최근 2년 연속 선정됐다. 지난해 4월 ‘ICT 기반 외국인 환자 사전상담·사후관리 시범운영 사업’ 참여 기관으로 선정된 차병원은 최고 등급 평가를 받아 올해에도 지원 대상 기관으로 뽑혔다. 의료 이용 서비스는 4.2점(만점 5점), 기술적 만족도는 4.3점을 각각 얻었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일산차병원 전경. 사진 차병원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일산차병원 전경. 사진 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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