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동훈·우희룡 말 돈다…"난 안보여도 돼" 스타장관 띄운 尹속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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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장관님 감사합니다~”

100만명이 넘는 회원을 자랑하는 네이버 여행카페 ‘스사사(스마트 컨슈머를 사랑하는 사람들)’엔 최근 위와 같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칭찬하는 글이 여럿 올라와 있다. 원 장관의 공개 질타 뒤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개편안을 잠정 철회하자 “정치를 잘한다”라거나 “추진력이 있다”는 가지각색의 반응이 잇달았다.

이같은 원 장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대통령실에선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스갯소리로 좌동훈·우희룡이란 말도 있지 않으냐”며 “원 장관이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같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스타 장관이 더욱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스타 장관 배출은 사실 7개월 전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먼저 강조했던 사안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안 보인다는 얘기가 나와도 좋다. 장관들이 다 스타가 되길 바란다”며 “잘하든 못하든 자주 언론에 나오라. 자신감을 갖고 국민에게 정책을 자주 설명하라”고 말했다.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케이스를 거론하며 “(삼성전자는) 스타 CEO를 배출했고 기업 가치를 키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한 장관을 제외하곤 윤석열 정부의 장관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장관이 정책을 발표해도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에 묻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에 대응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이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노총에 대한 강경 대응 과정에서 원 장관이 먼저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후 다른 장관도 정책 발표의 전면에 나서고 있어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안상훈 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이 배석한 가운데 노조 회계 투명성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안상훈 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이 배석한 가운데 노조 회계 투명성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최근 노조 회계 투명화 대책과 관련해 언론 브리핑에 직접 나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이 장관은 지난 20일 대통령실 용산 청사에서 윤 대통령에게 노조 회계 투명화 정책을 보고한 뒤, 바로 기자실로 내려와 직접 언론에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주요 현안이 있을 때 장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곧바로 브리핑을 열 계획”이라며 “장관이 정책 전면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내에선 이주호 교육부 장관과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 대한 평가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종종 참모들에게 “정책에 대한 장악력이 뛰어나다”며 공개 칭찬을 한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스타 장관을 강조하는 것을 두고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차기 총선에 내보낼 인물을 미리 준비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고,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야당의 협조를 얻기 어려운 정치 상황에서 여의도와 거리를 두며 정책으로 승부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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