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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무차관 “중국산 K반도체 기술 수준 상한선 둘 가능성 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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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호 08면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딜라이트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 [뉴스1]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딜라이트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 [뉴스1]

미국 정부 당국자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 기술 상한선을 설정할 것이라 밝히면서, 반도체 업계 생산거점 다변화 압박이 심화될 전망이다.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산업안보 담당 차관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국제교류재단(KF)·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한미 경제안보포럼에서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1년 유예 만료 이후를 묻는 질문에 “기술 수준 상한선(cap on level)을 둘 가능성이 크다”라고 답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1년간 유예 기간을 부여했다. 이에 한국 정부와 반도체 업계에선 유예 연장을 요구하는 상황인데, 이번 발언은 미국 정부가 연장 대신 기술 제한을 적용할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만약 기업이 특정 ‘단(段)’의 낸드를 생산하고 있다면 우리는 일정 수준에서 멈추게 할 것”이라며 “(상한선은) 중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지만, 한국 기업들과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메모리반도체의 하나인 낸드 플래시는 동일한 면적에 더 높은 셀을 쌓을수록 앞선 기술로 여겨지는데 셀의 층수를 단이라 부른다. 예컨대 지난 10월 수출 통제 조치에선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와 기술에 제한을 걸었다.

미국 정부가 유예 조치 연장 없이 기술 상한선을 적용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 가동에 타격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西安)에서 전체 낸드플래시의 30~40%를 생산하고,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無錫)에서 D램의 절반가량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결국 중국 시장에서 철수해야 할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반도체 업체들이 단기간에 생산 거점을 옮기기란 어려운 일”이라며 “중국 밖 생산거점 다변화 필요성이 계속해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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