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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작년 32조6000억원 영업손실…사상 최악 실적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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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호 16면

서울 도심의 전기계량기 모습. [뉴스1]

서울 도심의 전기계량기 모습. [뉴스1]

한국전력이 지난해 32조6000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역대 최악의 실적이다. 연료는 비싸게 사서 전기는 값싸게 공급한 탓에 손실이 눈덩이로 불었다. 24일 한전은 지난해 실적을 결산한 결과 32조6034억원 영업손실(연결 기준)이 났다고 발표했다. 손실액은 2021년 5조8465억원보다 26조7569억원 늘었다. 불과 1년 사이 5배 넘게 불었다. 지난해 매출액 71조2719억원을 한참 웃도는 103조8753억원을 영업비용으로 썼기 때문이다.

전력 판매가 늘고 요금도 올라가면서 매출액은 1년 전과 비교해 10조5983억원(17.5%) 늘었지만 치솟는 연료비, 전력 구입비를 따라가지 못했다. 전년 대비 연료비는 77.9%, 전력 구입비는 93.9% 각각 늘었다. 이를 포함한 영업비용은 1년 사이 37조3552억원(56.2%) 증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교란 등 여파로 연료비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전력을 생산할 때 연료로 쓰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유연탄 가격은 1년 사이 2배로 올랐다. 한전에 따르면 LNG 값은 2021년 t당 73만4800원에서 지난해 156만4800원으로, 유연탄은 t당 139.1달러에서 359달러로 각각 113%, 158.1% 상승했다. 한전은 지난해 4월과 7월, 10월 3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h)당 19.3원 인상했지만 손실을 메우기엔 한참 모자랐다. 올 1월에도 ㎾h당 13.1원 요금을 추가 인상했지만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한전은 향후 5년간 총 20조원의 재무개선을 목표로 ‘재정건전화 계획’을 추진 중이나 근본적 해결책은 안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전이 국회에 제출한 경영 정상화 방안에선 ㎾h당 51.6원은 올려야 적자 해소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단계적으로 요금을 인상하되,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대폭 늘리고 에너지 소비는 줄이는 등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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