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먹튀男, 부모와 함께 찾아 사과…노부부 "기회주기로"

70대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삼겹살 3인분을 먹고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은 채 도망갔던 남성이 결국 식당을 찾아와 사과했다. 노부부는 “한 번 더 청년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며 더는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순천 청암대 근처 한 식당에서 계산하지 않고 식당을 떠난 남성의 CCTV모습. 사진 보배드림 캡처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순천 청암대 근처 식당 먹튀’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식당을 운영하는 70대 노부부의 자녀가 올린 글이었다.

작성자 A씨는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가게에 한 청년이 아침부터 와서 삼겹살 3인분, 공깃밥 등 5만 원어치 식사를 한 뒤 계산하지 않고 그대로 나갔다고 전했다. 이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며 “고의인 것 같다. 최근 순천의 다른 식당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글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글이 화제가 된 이후 영상 속 남성의 신원과 관련된 추가 제보들이 들어오는 가운데 노부부는 “어려운 친구가 오죽했으면 그냥 갔겠냐. 놔둬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본인도 당황하고 힘들 텐데 반성하면 된다”는 뜻을 밝혔다.

A씨에 따르면 남성은 식당을 다시 찾아 노부부에게 사과했다. 지난 23일 A씨는 커뮤니티에 다시 글을 올리며 “사건은 잘 마무리되었다. 청년과 부모님이 오셔서 사과했고, 저희 부모님과도 잘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분의 의견처럼 사과받고 용서해주라는 의견이 많았고, 사과했으니 마무리된 거라 생각한다”며 “먹튀 관련된 다른 글들은 삭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