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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1주기 추모식·전시 개막…"이어령의 기억은 지금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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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본관에서 열린 이어령 1주기 추모 특별전 '이어령의 서(序)' 개막식에서 김덕수와 앙상블 시나위가 공연하는 모습. 김현동 기자

24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본관에서 열린 이어령 1주기 추모 특별전 '이어령의 서(序)' 개막식에서 김덕수와 앙상블 시나위가 공연하는 모습. 김현동 기자

“창조하는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우물을 찾는 사람, 누군가 마시는 물의 수원(水源)이 어딘지 찾아가는 사람요.”

지난해 2월 26일 세상을 떠난 시대의 지성 이어령(1934~2022) 선생의 아내이자 평생의 문학동지인 영인문학관 강인숙 관장은 24일 이렇게 말했다. 선생의 1주기를 맞아 이날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추모식과 추모전시 개막 행사에 참석해서다. 시인·평론가·언론인·대학교수·문화 기획자·문화부 장관…. 선생은 수많은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그중에서도 "창조인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얘기였다.

강인숙 영인문학관장(왼쪽에서 세번째부터)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24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이어령 1주기 추모 특별전 '이어령의 서'에서 고인의 대표작 초판본들을 살펴보고 있다. 김현동 기자

강인숙 영인문학관장(왼쪽에서 세번째부터)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24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이어령 1주기 추모 특별전 '이어령의 서'에서 고인의 대표작 초판본들을 살펴보고 있다. 김현동 기자

오전 9시 30분. 선생의 자취를 되새기려는 사람들이 하나둘 추모식이 열리는 도서관 내 국제회의장으로 모여들었다. 금세 준비한 좌석이 다 찼다. 문학평론가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 유인촌·황희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 출판사 열화당 이기웅 대표, 21세기북스 김영곤 대표, 중앙일보 문창극 전 주필, 고현곤 편집인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문화유산국민신탁 김종규 이사장, 이근배 전 예술원 회장이 추도사를 마치자 생전 선생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영상 시청, 김덕수와 앙상블 시나위의 추모 공연이 이어졌다.
 유족 대표로 단상에 오른 강인숙 관장은 "1주기를 맞아 이어령 전을 시작했다. 이어령씨가 무덤에서 나와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이런 행사를 열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령의 새로운 삶'이란 이날부터 4월 23일까지 도서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추모전 ‘이어령의 서(序)’를 가르킨 것이다. '서’는 시작한다는 의미. 이어령에 대한 기억은 이제부터라는 바람을 담은 것이다.
 오전 11시 추모전 개막식. 박보균 문체부 장관의 축사에 이어 테이프커팅, 참석자들의 전시 관람이 이어졌다.

 전시는 선생의 오래된 책상, 가방, 안경, 필기구, 사전 등을 모아 놓은 '창조의 서재', 200권 가까운 저서를 모아 놓은 '말의 힘, 글의 힘, 책의 힘' 등으로 구성됐다. 저서 가운데 대표작 『축소지향의 일본인』,『흙 속에 저 바람 속에』,『저항의 문학』 등의 초판본을 볼 수 있다.

이어령 1주기 추모 특별전 '이어령의 서(序)'에 나온 선생의 유품들. 낡은 가방, 안경, 필기구 등이 보인다. 김현동 기자

이어령 1주기 추모 특별전 '이어령의 서(序)'에 나온 선생의 유품들. 낡은 가방, 안경, 필기구 등이 보인다. 김현동 기자

특히『저항의 문학』은 선생이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저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강 관장은 “이 선생이 『저항의 문학』을 집필한 1950년대에는 한국문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이 드물어 평론이라는 것이 없었다”며 “그래서 더 열심히 썼고 자랑스러워 했다”고 회고했다.

유가족들은 올해 하반기 평창동 자택의 선생 서재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선생의 미공개 원고도 세상에 나온다. 선생의 아들 이승무 한국예술종합학교 아트앤테크놀로지연구소장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가 남긴 미공개 원고를 정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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